애플, 2025 FIFA 클럽 월드컵 중계권 계약 임박설
전 세계 축구팬, 잠재적 신규 구독자 만들 수 있어
구독자 수 확대와 함께 광고 수익 증가 전망
애플과 국제축구연맹(FIFA)이 내년 미국에서 열리는 ‘FIFA 클럽 월드컵’ 글로벌 독점 중계권 계약 체결에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약 1달간 개최하는 짧은 대회인데도 예상 중계권료만 약 1조3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한 전기차 개발을 포기하는 등 사업을 전방위적으로 조정하면서도 거금을 들여 축구 대회 중계권을 구입한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27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애플은 FIFA와 10억 달러(약 1조3700억원) 규모의 ‘2025 FIFA 클럽 월드컵’ 중계권을 계약할 예정이다.
클럽 월드컵은 대륙별 대표 프로축구팀 간 대항전이다. 1년마다 1번씩 열렸는데 내년에 열리는 클럽 월드컵부터 4년에 1번씩 개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존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등 대륙별 클럽 대항전 우승팀 6팀과 클럽 월드컵 개최국 우승팀 등 총 7팀이 대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나 내년 대회부터는 32개 팀 토너먼트 체제로 진행된다.
애플이 FIFA 중계권 확보에 나선 데는 자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 구독자 수 확대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티빙, 쿠팡플레이 등 토종 OTT뿐만 아니라 글로벌 OTT 시장에서도 인기 스포츠 중계권을 사들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넷플릭스가 최근 월드레슬링엔터테인먼트(WWE) 프로그램 중계에 6조7000억여원 규모 10년 장기 계약을 맺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프로농구협회(NBA)가 새 스트리밍 패키지 판매를 위해 구글(유튜브), 아마존(프라임 비디오)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티빙이 올해부터 한국 프로야구(KBO) 모바일 독점 중계에 3년간 1350억원을 투입했다. 프로야구 독점 중계 효과로 티빙은 지난 1분기 신규 유료 가입자 수가 전 분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MLB 서울시리즈 개최와 국내 독점 중계에 총 15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쿠팡플레이도 앱 월 이용자 수(MAU) 830만여명(와이즈앱·리테일·굿즈 추산)을 기록하며 넷플릭스(1125만명)와의 격차를 200만명대로 줄였다.
애플도 2022년 연간 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10년 중계권을 따내면서 지난해부터 MLS를 독점 중계하고 있다. 리오넬 메시가 지난해부터 MLS 팀 ‘인터 마이애미’ 소속으로 뛰면서 애플TV플러스 구독자가 크게 늘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8월 2023년도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메시의 MLS 활약 덕분에 애플TV 플러스 가입자가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편되는 클럽 월드컵은 구독자 수를 늘리려는 애플에 적합한 대회로 평가된다. 현재 결정된 참가팀만 해도 울산 HD(한국),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 등 대륙별로 인기 있는 팀으로 구성됐다.
미식축구(NFL), 야구(MLB) 등은 미국을 포함해 일부 지역에서만 관심이 있는 반면 클럽 월드컵은 대륙별 참가팀 팬뿐만 아니라 전 세계 축구 팬이 즐길 수 있는 대회인 만큼 세계 곳곳에서 신규 구독자를 끌어모을 수 있다.
애플TV플러스 구독자 수는 공식적으로 공개하지 않지만 외신에 따르면 약 5000만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OTT 1위인 넷플릭스(약 2억6960만명)와 비교하면 약 20% 수준이다. 애플이 클럽 월드컵 중계권을 확보하면 구독자 수 증가와 함께 연간 40억 달러 수준인 광고 수익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NYT에 따르면 애플은 스포츠 콘텐츠 라인업 확대로 광고 수익을 연 100억 달러까지 확대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애플이 애플카, 스마트워치 디스플레이 사업을 종료하면서 6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스포츠 콘텐츠 확대에는 과감하게 투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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