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6월까지 ‘5차 철도망 계획’ 수립
철도 수송률 10.5%→15% 높일 계획
역 위치-환승 횟수 고려해 노선 선정
“미래 기차역이 도심 교통 거점 돼야”
내년 6월까지 수립하는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대도시권에서 전국 어디든 2시간대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가 담긴다. 예를 들어 광주송정역에서 강릉역을 갈 때 기차로 4시간 이상이 걸리는데, 이를 2시간대로 단축하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현재 10.5% 수준인 철도의 여객 수송분담률이 15%까지 높아지도록 노선을 확충한다. 지방자치단체 제안뿐 아니라 중앙정부 주도의 노선 계획도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국토교통부와 지자체 등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달 23일 대전에서 열린 제5차 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년) 지자체 설명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철도망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다음 달까지 지자체로부터 광역철도 신규 사업 건의를 받은 후 내년 상반기(1∼6월) 최종 계획을 수립한다.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10년 단위 5년 주기로 수립하는 철도 건설 분야의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5차 철도망 구축계획은 기존과 달리 전국을 17개 권역으로 나눈다. 수도권, 대전권, 대구권, 광주권, 부산·울산권 등 인구가 많은 5개 ‘대도시권’과 12개 ‘이외 지역’으로 나뉜다. 이외 지역은 강원 영서·영동·남부권, 충청 서부·중부·동부권, 영남 남부·북부·동부권, 호남 남부·서부·북부권 등이다. 정부는 권역 간 이동 시 ‘대도시권→대도시권 및 이외 지역’은 2시간대, ‘이외 지역→이외 지역’은 3시간대에 이동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철도 여객 수송분담률을 평균 15%로 높일 계획이다. 철도 수송분담률은 육상 교통수단의 전체 수송량에서 철도가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철도 노선 선정 시 철도역과 시군구 중심부 간 거리도 고려된다. 철도역은 시군구 중심부에서 적어도 40분 이내에 위치해야 한다. 환승 횟수도 중요하다. 대도시권→대도시권·이외 지역 환승 1번 이하, 이외 지역→이외 지역 환승 2번 이하인 노선을 우선 검토한다. 지자체가 신규 철도 노선을 제시할 때 향후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주변 지자체와 협의해 차고지 위치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기차역의 모빌리티 플랫폼화 방안도 포함된다. 국토부는 지자체에 철도 역사와 도심항공교통(UAM)·자율주행차를 연계한 방안을 함께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미래에는 기차역이 도심 교통의 거점 역할이 돼야 한다”며 “기차역에서 자율주행 버스나 드론택시 등을 이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구상을 함께 넣으면 노선 선정을 할 때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5차 철도망 구축계획 수립 시 정부 기획 사업도 반영할 계획이다. 4차 계획까지는 지자체가 노선을 구상해 건의하면 중앙 정부가 선택하는 방식으로만 노선을 정했다. 다만 지자체가 구상한 철도 노선은 지자체 이익에 집중해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지자체가 건의하지 않더라도 정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한 노선을 직접 계획에 담기로 한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균형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노선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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