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국내 배터리 3사가 1분기(1∼3월) 모두 부진한 실적을 냈다. 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당분간 업황이 크게 개선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삼성SDI는 1분기 매출은 5조1309억 원, 영업이익은 26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29% 감소했다고 밝혔다. 자동차 전지 부문은 프리미엄 차량에 탑재되는 P5, P6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확대되며 역성장은 막았지만, 전반적인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성장세가 꺾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지난달 25일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영업이익(1573억 원)이 전년 동기 대비 75%나 감소해 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은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1889억 원을 제외하면 316억 원 적자다.
SK온은 331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지속했다. SK온은 특히 AMPC가 지난해 4분기 4401억 원에서 1분기 385억 원으로 축소됐다. AMPC는 생산량에 비례해 받기 때문에 그만큼 북미 시장에서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현재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둔화된 탓에 배터리 재고를 보수적으로 확보, 관리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까지 하락세를 나타낸 리튬 등 원재료 가격이 배터리 판매가에 반영돼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이 같은 부진한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5일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4∼6월)에도 주요 메탈가(원재료) 하락에 따른 판매가 영향이 아직 남아 있고 유럽을 중심으로 고객 수요 회복에도 다소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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