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中-홍콩 증시… “ELS 손실 줄어들 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일 01시 40분


中경제 회복세에 중화권 증시 반등… 1월 379조원 증안기금 투입뒤 날개
상하이지수 12%↑, 항셍지수 18%↑
ELS 손실률 50%→40% 전망 나와… 일부선 “만기 전까진 예단 어려워”

오랜 기간 부진했던 중화권 증시가 올해 들어 반등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증시의 기초체력이 살아나는 분위기다. 특히 홍콩H지수가 살아나면서 주가연계증권(ELS)의 투자 손실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中 경기 반등에 중화권 증시 상승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중화권 증시가 일제히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중국 정부가 1월 23일 2조 위안(약 379조 원) 규모의 증시안정화기금(증안기금)을 투입하면서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증안기금 투입 계획이 발표되기 직전인 1월 22일 종가와 비교하면 30일 기준 12.6% 급등했다. 같은 기간 선전종합지수도 9.0% 올랐다. 홍콩 증시의 상승세는 더 가팔랐다. H지수는 25.4%, 항셍지수는 18.7% 뛰었다.

최근 중국 경기에 봄바람이 불면서 중화권 증시의 상승세도 힘을 받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달 16일 발표한 중국의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은 5.3%로 로이터 등의 시장 전망치(4.6%)를 크게 웃돌았다. 중국 경기의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4월 50.4로 집계돼 전월(50.8)에 이어 경기 확장 국면을 유지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PMI가 두 달 연속 경기 확장을 의미하는 50을 넘었다”며 “중국 경기 반등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고 밝혔다.

중화권 시장이 미국이나 일본 등 글로벌 시장 대비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이 늘어난 것도 증시 반등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올해 들어서만 중국 주식을 719억 위안어치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들의 중화권 투자도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홍콩 증시에서 중국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CHINAAMC CSI 300 지수 ETF HKD’를 406만 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앞서 1∼3월까지만 해도 2728만 달러 순매도했던 종목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배당주로 꼽히는 베이징홀딩스도 지난달 180만 달러가량 순매수했다.

● H지수 ELS 손실률 축소될 듯

중화권 증시가 반등하면서 홍콩의 H지수 연계 ELS 투자자들의 손실이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내 6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SC제일은행) 기준으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 ELS 규모는 10조483억 원에 달한다. 금융권에서는 투자 손실률이 5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해왔지만, 최근 H지수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손실률이 40%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H지수가 현재 흐름대로 지속적으로 상승할 경우 ELS 투자 고객의 손실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러한 추세가 만기까지 이어져야 하기 때문에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H지수 수준으로는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금융권의 평가다. ELS 상품 구조나 만기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6,200대인 H지수가 7,500∼9,000 선을 회복해야 국내 투자자들이 손실 구간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최근 홍콩 등 중화권 증시가 급등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상승장에서 나만 낙오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심리가 퍼지고 있다고 경계했다. 여태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아직 중국의 부동산 부실이나 내수 침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증시#중화권 증시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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