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업계 우려 반박한 금융당국…“테슬라처럼 자율 소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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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3일 14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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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도 손해 아냐…투자자와 간극 좁히는 계기"
"테슬라, 미래 가치로 투자자 설득…성공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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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성에 방점을 둔 밸류업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가이드라인이 공개되면서 정책 실효성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페널티가 없고 인센티브도 강력하지 않은데 기업이 왜 자발적으로 동참해야 하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예로 들어 투자자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전날 공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해설서 제정안’에 대해 시장에서는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시장의 기대와 밸류업 프로그램 진행 간 괴리가 여전히 크다는 시각이 많다.

지난달 21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기자간담회에서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노력을 강화한 기업에 대해 법인세 세액공제, 주주의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도입 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되지는 않은 상태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전날 2차 세미나와 세부안 발표를 매도 재료로 인식해 기관은 증권을 제외하면 밸류업 관련 전 업종을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당일 반응은 또 한 번 실망감 표출에 가까웠다”며 “투자자 의구심은 기업가치 제고에 인색했던 과거 기업 행태에 있으며, 강제성을 여하지 않는다면 지원 법안 평가로 밸류업 실마리를 찾고 싶어한다”고 평가했다.

다만 현 단계에서 밸류업 지속 가능성 여부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중론이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역시 “밸류업은 긴 호흡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며 기업과 투자자 등 시장 참여자 각각의 노력을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밸류업 프로그램을 이전과는 다른 시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민우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전날 기업가치 제고 계획 가이드라인 관련 브리핑에서 “기업들은 (밸류업 참여를)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는 것이고 그러니까 하게 하려면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고 접근하는 게 맞냐”며 “모든 기업이 아니라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고, 상장기업들은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모집해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고 하는 것인데 그렇다면 투자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테슬라 사례를 들었다. 박 국장은 “테슬라는 2004년 설립되고 2010년 나스닥에 상장된 걸로 기억하는데 2020년까지 한 번도 수익을 낸 적이 없다”며 “그런데도 최고경영자가 비전을 제시하고 우리 미래에 투자하면 성장 과실을 같이 향유할 것이라고 하자 투자자들이 믿고 투자해서 주가가 계속 오를 뿐 아니라 시가총액 자체가 굉장히 증가했다. 어떤 기업이든 투자를 모집하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밸류업은) 기업이 기업설명회(IR)를 한다고 해도 비용이 많이 들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좋은 기업에 투자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간극을 일치시키는 것”이라며 “일본의 경우 도쿄거래소 홀로 지수를 개발한 것 밖에 없지만 국내는 세미나에 국민연금이 참여하고 기재부 부총리를 비롯 범정부적으로 나서서 외국인 투자자들도 놀라워하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이경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페널티 없는 정책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일본과 한국 모두 자율적 시장 압력(Peer Pressure)을 통한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추구한다”며 “일본의 경우 매달 15일 도쿄거래소 홈페이지를 통해 공시 이행 상황이 발표되는데 동일한 섹터 내에서 기업들의 공시 이행 여부가 비교된다는 게 기업에 자발적 행태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되고 암묵적인 페널티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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