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넓은 섬인 인천 영종도는 ‘수도권의 관문’이자 ‘대한민국의 하늘길 대문’이라고도 불린다. 인천국제공항이 있기 때문이다. 영종도는 지상과 하늘을 이어주는 섬인 셈이다.
이곳에 문을 연 모히건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는 최근 국내 최대 규모의 미디어아트 전시관 ‘르 스페이스(Le Space)’를 공개했다. Lumiere(빛)와 Experience(경험), 그리고 Space(공간)을 결합해 ‘환상적인 빛과 감각적인 사운드의 완벽한 몰입 경험을 선사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현실인 듯 아닌 듯… 오감 자극 우주여행
르 스페이스는 ‘미지 세계로의 여행(Beyond the Cosmos)’을 주제로 인스파이어 몰 내 약 6142㎡(약 2000평) 규모로 조성됐다. 영종도 창공에 시공간을 넘어드는 워프게이트가 발견됐고, 그 워프게이트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우주를 경험한다는 것이다.
르 스페이스는 총 18개로 구성된 다채로운 전시 공간을 따라 이동하면서 새로운 차원의 우주를 여행할 수 있다. 먼저 워프게이트(탑승게이트)를 통해 여행을 시작한다. 2분여간 우주선을 탄 후에 만날 수 있는 곳은 여러 시공간으로 떠나는 포털들이 연결된 우주정거장 ‘코스모스테이션’이다.
먼저 첫 번째 포털을 따라가면 빛을 머금은 별무리가 끝을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로 인도한다. 도착한 곳에서는 모든 것의 시작인 ‘빅뱅(Bing Bang)’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선 마치 살아 숨 쉬는 듯한 별들의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이후 웜홀을 따라 또 다른 세계로 이동하면 ‘평행우주’를 마주한다. 무한한 세계가 끊임없이 확장되는 신비로운 곳이다. 공간 전체를 둘러싼 새로운 세계는 신비로움과 함께 웅장함을 선사한다. 마치 영화 ‘인셉션’이나 ‘닥터 스트레인지’의 한 장면처럼 공간이 뒤틀린 모습도 볼 수 있다.
평행우주를 지나 도착하는 곳은 미지의 외계 행성이다. 그중에서도 지름 5m가 넘는 가장 큰 행성이 다채로운 빛의 향연을 선사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유명한 건축물인 ‘스피어(Sphere)’의 축소판처럼 느껴진다.
우주의 등대인 ‘스텔라 시그널’을 따라가면 새로운 행성으로 향한다. 들끓는 코어의 용암과 불꽃을 지나서 미지의 화산 대지와 깊은 심해를 볼 수 있다. 특히 경계 없는 바다가 인상적이다. 수면이 하늘에 비쳐 사방이 바다인 것 같은 착각을 준다. 가만히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수면 위를 유영하는 듯한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밖에도 빛과 색이 가득한 숲에 사는 신비로운 동물들과 생명이 태동하는 ‘꽃이 피어나는 사막’ 등 이색적인 공간을 마주할 수 있다.
두 번째 포털로 이동하면 우리의 표정에 반응하는 ‘감정의 불꽃’이 등장한다. 새로운 생명체들도 만날 수 있다. 움직임을 따라오는 상상 속의 크리처(Creature)들과 새로운 행성의 인간 ‘휴머노이드’가 우리를 반긴다. 포털에서 나와 다시 우주선에 탑승하면 르 스페이스의 우주여행이 마무리된다.
리조트 구축 단계부터 2년… 아르떼뮤지엄 감동 재연
르 스페이스는 미디어아트로 유명한 ‘아르떼뮤지엄’로 노하우를 쌓은 현대백화점그룹의 ICT 전문기업 현대퓨처넷이 힘을 보탰다. 인스파이어 리조트와 현대퓨처넷은 이미 인스파이어 리조트 내 몰입형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거리인 ‘오로라’와 키네틱 샹들리에가 빛나는 다목적 홀 ‘로툰다’를 함께 연출한 바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를 전문으로 하는 현대퓨처넷은 르 스페이스를 위해 ‘미디어아트 어벤저스’를 소집했다. △이머시브(Immersive) △키네틱(Kinetic) △인터랙티브(Interactive) 등 각 영역에서 기술력이 뛰어난 제작사와 협업해 콘텐츠를 제작했다.
이들이 이번 르 스페이스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몰입감’이다. 생생한 몰입감을 위해 전후좌우를 비롯해 상하까지 6개면을 모두 활용해야 했다. 또한 최대한 공간을 확보하고 층고를 높여야 했으며, 방해가 되는 기둥을 없애기 위한 고민도 필요했다. 르 스페이스를 전시 기획한 오태윤 현대퓨처넷 전시사업팀장은 “미디어아트 전시관은 보통 최대 5개면에 빔프로젝터를 투사하는데, 우리는 효율적인 기술로 6개면 전체를 공간으로 만들었다”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층고와 기둥이다. 미디어아트에선 얼마나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다보니 르 스페이스 기획은 인스파이어 리조트를 구축하는 단계에서부터 시작했다. 오 팀장은 “콘텐츠 기획은 1년에서 1년 반 정도 걸렸다. 하지만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리조트와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해 2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며 “2~3년 주기로 르 스페이스의 테마를 바꿀 예정이며, 곧 다음 테마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고래쇼에 아레나까지… 목표는 ‘미디어아트 테마파크’
단순히 객실과 수영장, 운동시설을 갖춘 곳을 넘어 ‘미디어아트 테마파크’로 거듭나겠다는 게 인스파이어 리조트의 목표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와 같은 테마파크에 미디어아트를 결합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인스파이어 리조트의 ‘오로라’는 SNS에서 유명하다. 천장을 수놓은 미디어아트는 매 정각과 30분마다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는 ‘핫플레이스’로 변신한다. 벽돌이 무너지고 바닷물이 밀려오면서 돌고래와 가오리, 정어리떼 등이 헤엄치는 공간이 된다. 그리고 소용돌이와 함께 마지막 화룡점정을 찍는다. 그 유명한 ‘고래쇼’다. 핑크빛의 대형 고래는 시선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웅장했다.
인스파이어 리조트에는 국내 최초 다목적 공연장인 아레나도 있다. 세계적인 공연장 ‘모히건 선 아레나(Mohegan Sun Arena)’의 기술·운영 노하우를 도입한 이곳은 4면이 관람석이다. 각종 시상식부터 농구·복싱과 같은 스포츠 경기까지 다양한 이벤트 등을 운영할 수 있다. 360도 공연을 할 시에는 1만5000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아레나 입구에 있는 키네틱 샹들리에 ‘로툰다’도 인증샷 성지로 통한다. 존재 자체로 압도적인 샹들리에는 매시 15분과 45분이 되면 더욱 화려하게 바뀐다. 약 5분간 음악에 맞춰 시시각각 변화하면서 영상미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밖에도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워터파크 ‘스플레시베이’ 등 마련됐으며, 오는 상반기에는 3만여 평 규모의 야외 체험형 공원 ‘디스커버리 파크’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추가 개장할 예정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