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들, 특례대출 이용해 매입
서울 9억이하 중저가 중심 거래 늘어
강남구 최고가 경신 거래 32건 최다
“국지적 활기… 대세 상승 보기 어려워”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2차 전용면적 223㎡(약 90평형)는 지난달 18일 역대 최고가인 73억 원에 거래됐다. 2022년 10월 59억5000만 원에 거래된 이후 1년 6개월 새 13억5000만 원이 상승했다. 같은 달 8일에는 전용 159㎡가 48억 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4월(41억 원) 거래 이후 1년여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는 “초고가 단지 거래는 금리나 대출 규제에 따른 영향이 크지 않다”며 “미래 가치를 본 자산가들이 매수에 나선 것”이라고 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1단지 전용 68㎡는 지난달 10일 6억5500만 원에 거래되며 직전 최고가(6억3000만 원·2020년 6월 거래)를 경신했다. 중저가 단지가 몰려 있는 서울 도봉구 창동의 창동한신 전용 84㎡도 지난달 1일 역대 최고가인 8억 원에 거래됐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는 “신생아 특례대출 등이 나온 이후 신혼부부 등의 문의가 늘었다”며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특례대출을 이용해 매수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서울 초고가 아파트 단지와 9억 원 이하 중저가 단지 위주로 최고가를 넘어선 거래가 나오고 있다. 금리와 대출 규제 등에 구애받지 않는 자산가들과 신생아 특례대출을 이용하는 신혼부부의 수요가 살아나면서 거래가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일부 상승 거래가 나오지만 부동산 시장 전반은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관망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7일 부동산 플랫폼 업체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부터 이달 1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4월 매매 거래 중 최고가 경신 거래는 전체 거래 2293건 중 약 9.2%(210건)로 나타났다. 신고 기간이 계약 이후 한 달 이내인 것을 고려하면 4월 최고가 거래 건수는 3월(304건·7.6%)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별로는 강남구가 32건으로 가장 많았다. 전체 거래 126건 중 3분의 1이 최고가 거래인 셈이다.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151㎡는 4월 47억9000만 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7월(44억5000만 원) 가격을 넘어섰다. 압구정동 신현대12차 121㎡도 4월 47억6500만 원에 거래돼 2020년 11월(31억5000만 원)보다 16억 원가량 올랐다. 서초구도 4월 거래 56건 중 10건(17.9%)이 최고가 거래였다.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저리 대출이 가능한 단지에서도 최고가 거래가 나왔다. 성북구에서 12건, 노원구 8건, 도봉구 7건 등이었다. 성북구 정릉동 청구아파트 전용 83㎡가 2019년 10월 3억2500만 원에 거래된 후 올해 4월 5억8000만 원에 거래돼 최고가에 거래됐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리드는 “국지적으로 최고가 경신 거래가 나오고 있지만 호황기였던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상승 거래 비중이 낮다”며 “불안한 금융시장과 고금리 등을 고려하면 아파트값 상승세가 확대될 거라고 전망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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