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대구대책위원와 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자전국대책위원회(대책위) 등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에서 전세사기 피해를 호소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A 씨(30대·여)를 추모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A 씨는 내 집 마련의 꿈을 꿨지만 전세사기로 최우선 변제금조차 받지 못했다.
지난 1일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남편에게 발견된 A 씨는 올해 초 대구 남구 대명동 일대 빌라 다가구주택 전세사기 피해자다.
2019년 전세보증금 8400만 원을 주고 다가구주택에 입주했지만, 계약 기간이 끝난 후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9일 경매 개시 결정이 나오자, A 씨는 이의신청을 준비했다.
하지만 사흘 뒤인 지난달 12일 전세사기피해지원위원회로부터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기 위한 네 가지 요건 중 3호 요건이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피해자’가 아닌 ‘피해자 등’으로 인정받자, 신변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다가구주택 경매 후순위자인 데다 소액임차인에 해당하지도 않아 최우선 변제금을 받지 못했다.
유가족과 대책위 등이 공개한 고인의 유서에는 “괴롭고 힘들어 더 이상 살 수가 없겠다. 빚으로만 살아갈 자신이 없다. 저는 국민도 사람도 아닙니까? 너무 억울하고 비참하다. 살려달라 애원해도 들어주는 곳 하나 없고 저는 어느 나라에 사는 건지…. 도와주지 않는 이 나라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요? 서민은 죽어야만 하나요?”라고 적혔다.
대책위 관계자는 “정부와 국회는 지금이라도 전 재산을 잃고 전세 대출금 상환, 퇴거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전세사기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개정과 대책 마련에 모든 공적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며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대구에서 전세사기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며, 전국에서는 8번째 희생자인 것으로 대책위는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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