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도미노 위기]
정부, 이번주초 정상화 방안 발표
기업 구조조정 리츠 부활에도
업계 “부동산 정상화에는 한계”
금융당국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확산을 막고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도모하기 위해 건전성 관리와 빠른 PF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라며 금융권을 압박하고 있다.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 회복을 기대하며 ‘버티기’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있지만, 금융당국은 이번 주초 발표할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을 통해 압박의 강도를 더 높일 방침이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저축은행업권에 비상시 자본확충방안 및 건전성 관리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저축은행이 대상이다. 금감원은 또 부동산 PF 토지담보대출 사업장 현황도 함께 요청했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 규모와 부실 가능성을 살펴보고 혹시 모를 위기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경·공매를 통한 부실 사업장 정리 압박도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3월 저축은행업권에 경·공매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부동산 경기 회복 속도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부실 PF 사업장을 대출 만기 연장에 기대 끌고 가는 것이 시장 전체의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이에 따라 6개월 이상 연체된 PF 대출에 대해 3개월 단위로 경·공매를 실시하는 방안을 지난달 1일부터 시행 중이다. 이달 2일부터는 이런 내용의 경·공매 활성화 방안이 새마을금고, 신협, 농협 등 상호금융권으로도 확대됐다.
앞서 정부는 미분양 해소를 통한 부동산 PF 정상화를 유도하기 위해 기업구조조정(CR) 리츠와 세제 혜택 등의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 3월 민간 자본으로 미분양 물량을 사들이게 하는 CR리츠를 부활시켰다. CR리츠를 통해 투자자를 모집해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고 임대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취득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해 세율을 12%에서 최대 1%까지 낮추고 5년간 종부세 합산 대상에서도 제외하는 세제 지원도 약속했다.
업계에서는 CR리츠를 도입해도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츠도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수익성이 좋은 사업장으로 투자금이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주초 부동산 PF 정상화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업성이 있지만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을 겪는 PF 사업장에 신규 자금을 투입하고, 사업성 평가 강화를 통해 부실 PF 사업장 정리를 촉구하는 내용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 하반기(7∼12월) 금리 인하를 기대하면서 조금만 버티면 PF 사업장을 더 비싼 값에 정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여전하다”며 “결국 저축은행이나 중소 증권사가 부실 PF 사업장 구조조정에 얼마나 적극 동참하는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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