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PF 자금경색에 을지로 빌딩 재건축도 무산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14일 03시 00분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
5500억 규모 본PF 자금조달 실패
브리지론 참여 투자자 손실 불가피

13일 오후 최근 재건축이 무산된 서울 중구 을지로 근처 유안타증권 빌딩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서울 을지로에 있는 유안타증권 빌딩의 재건축 계획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 실패로 사실상 무산됐다. 서울 핵심 상권인 광화문, 을지로 등 도심업무지역(CBD) 개발 사업이 좌초된 것이라 부동산 업계는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캡스톤자산운용은 서울 을지로 유안타증권 빌딩 재건축을 위해 5500억 원 규모의 본PF 자금 조달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노른자 땅’ 개발 사업으로 주목받았지만 국내 부동산 PF 시장의 자금 경색이 심화하면서 재건축 개발 계획이 무위로 돌아갔다.

본PF 무산으로 브리지론(단기 대출)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캡스톤자산운용은 2022년 4월 유안타증권 빌딩 인수 등 재건축 사업을 위해 3000억 원 이상의 브리지론을 조성했다. 해당 건물의 대부분을 임차하고 있던 유안타증권이 본사를 서울 여의도로 옮기면서 투자자들의 피해는 더 커지게 됐다.

올해 들어 본PF 자금 모집에 성공한 대규모 상업용 오피스 개발 사업장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이마트 본점 부지가 유일하다. 이 외 대부분의 PF 사업장에서는 본PF는 고사하고, 브리지론 연장도 힘든 상태다. 신규 PF 계획도 자금 부족과 수익성 악화로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고금리 장기화 여파와 건축 자재비 상승 등으로 부동산 PF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핵심 부지에서조차 실패 사례가 발생하면서 투자 심리가 더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본PF가 무산되면서 부도가 나는 PF 사업장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pf 자금경색#을지로 빌딩#재건축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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