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작가 아서 C 클라크는 “충분히 발달된 기술은 마법과 구별하기 어렵다”고 했다. 질문에 마치 사람처럼 답변하고 각종 콘텐츠를 창작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은 우리에게 마법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AI가 더욱 발달하고 우리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수록 안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새로운 AI·디지털 규범과 거버넌스 정립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미 관련 논의가 활발하다. 2023년 주요 7개국(G7) 히로시마 AI 프로세스, 2024년 유엔 AI 결의안 등 국제 이니셔티브가 등장했다. 특히 작년 영국에서 처음 개최된 ‘AI 안전성 정상회의’는 이달 21, 22일 한국에서 ‘AI 서울 정상회의’라는 이름으로 그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제는 우리가 뉴욕 구상, 디지털 권리장전 등 새로운 디지털 질서를 정립해온 비전을 바탕으로 글로벌 거버넌스를 주도할 시점이 된 것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우선 논의하고자 하는 것은 AI의 안전성과 신뢰성 우려에 대한 대응이다. AI의 설계부터 개발, 배포, 활용까지 모든 주기에서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AI 발전을 위한 필수 조건이다. 지난해 영국의 블레츨리 선언을 넘어 전 세계 다중 이해관계자와 함께 AI의 편향성, 악용 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글로벌 안전 역량과 공조 체계를 강화하고자 한다. 또 AI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논의하고 국제 규범 마련에 한발 더 나아갈 것이다.
안전성 못지않게 지속적 혁신을 위한 노력도 중요하다. AI에는 행정, 복지, 의료 등 공공 영역을 혁신하고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견인할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한편으로는 AI의 막대한 전력 소모 같은 에너지 문제, 일자리 영향 등 노동시장 문제, 가짜정보 확산 등 부작용에도 면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일반 국민이 AI 혜택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AI 포용도 반드시 추구할 목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디지털 권리장전의 가치 아래 AI 혜택 공유와 격차 해소 방안을 모색하고, 문화적·언어적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AI가 서비스될 수 있도록 논의를 진전시킬 것이다. 아울러 에너지, 질병 등 글로벌 공동의 문제 해결에 AI를 활용하고 나아가 AI가 인류 후생과 기본권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글로벌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다.
이번 AI 서울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사회에 AI 안전·혁신·포용을 균형 있게 추구하는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한다. 최근 우리 정부는 AI-반도체 전 영역에 걸친 기술 혁신과 산업 생태계 혁신을 위한 담대한 전략으로 AI-반도체 이니셔티브를 수립했으며, AI 컨트롤타워로서 국가AI위원회 출범을 공식화했다. 이번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우리나라가 글로벌 AI 규범과 거버넌스 정립을 주도하고, AI G3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귀중한 첫걸음을 내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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