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식품사들이 창사 이후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해 1분기(1~3월)에 냈다. 수출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회사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 덕을 봤다. 비용 절감 노력과 원재료 값 하락도 실적 호조에 영향을 줬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자회사 CJ대한통운을 제외한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670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7.5% 늘었다. 대상과 롯데웰푸드의 1분기 영업이익은 477억 원, 373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1.5%, 100.6% 증가했다.
그간 치솟았던 제품 원재료 가격이 점차 안정화되는 동시에 해외에서 한국 음식의 인기가 이어지면서 식품회사들의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불닭볶음면’ 신드롬을 일으키며 수출 증가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 삼양식품은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을 냈다. 삼양식품의 1분기 영업이익은 80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해외 판매가 매출의 75%까지 늘어났는데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차익을 톡톡히 봤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1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28.45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275.58원)보다 37.13원 높았다.
반면 농심의 영업이익은 614억 원으로 같은 기간 3.7% 줄었다. 농심도 신라면 등 대표 제품들이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환율 효과는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내에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는 삼양식품과는 달리 농심은 미국, 중국 등의 해외 공장에서 현지 판매 제품을 대부분 생산한다.
우유업계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허리띠 졸라매기’로 수익성을 일부 개선했다. 남양유업은 올해 1분기 74억 원 적자를 냈지만, 작년 동기 대비 영업 손실 규모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매일유업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54.4% 증가한 195억 원을 기록했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모두 매출은 1~2% 줄었다. 저출생·고령화로 우유업계 시장이 점차 쪼그라들면서 매출을 늘리는 데는 실패한 것. 다만 비용을 줄여 이익을 내는 데에 집중하는 전략이 일정부분 통했다는 해석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 축소 집행을 통한 비용 효율화와 국내외 원부자재 및 가공비 단가 감소로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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