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DS)부문 수장을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64·사진)으로 전격 교체했다. 인공지능(AI) 시대 반도체 시장에서 격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기술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원포인트’ 인사를 통한 쇄신 의지를 밝힌 것이다.
삼성전자는 전 부회장을 신임 DS부문장에 임명하고, 기존 DS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을 미래사업기획단장에 임명한다고 21일 밝혔다. 두 수장이 자리를 맞바꾸며 DS부문장의 체급도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다시 격상됐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정현호 사업지원TF장 등 부회장 ‘투톱’ 체제에서 ‘스리톱’ 체제로 본격 전환하게 됐다.
전 부회장은 LG반도체 출신으로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 입사해 2014∼2017년 메모리사업부장(사장)을 지내며 ‘반도체 신화’를 이끌었다. 2017년 삼성SDI 대표로 옮긴 뒤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개척했다. 지난해엔 신설된 미래사업기획단의 첫 단장으로 선임되는 등 그룹 핵심 사업을 두루 이끌었다.
지난해 14조8800억 원의 적자를 낸 삼성전자 DS부문은 올해 1분기(1∼3월) 5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하며 불황의 긴 터널을 지나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AI 시대에 주목받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줬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도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줄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경 사장은 돌파구 마련을 위해 스스로 DS부문장에서 용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전 부회장은 삼성전자 메모리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풍부한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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