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감동경영]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국내 최초 소-돼지 오가노이드 개발
줄기세포로 소장-간 핵심 기능 구현
생체 반응 연구에 활용할 수 있어
증가하는 가축 실험 수요 대체 가능
동물권 확보하고 농가 생산성 향상
오랜 시간 동안 가축은 인류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역할을 해왔다. 여러 연구 결과에서 동물단백질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공급은 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 대안으로 여러 대체 단백질이 고려되고 개발되고 있으나 가축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유전자원 보존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한지 고민되는 부분이다. 이러한 이유로 가축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축산 분야의 오랜 숙제로 존재해 왔다.
먼저 변화하는 지구환경에 대비해 생산성과 직결되는 사료의 품질 검증과 안전성 개선을 위해 체외에서 신속하고 정밀하게 효능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축의 소화 기전과 영양분 흡수에 대한 기능적 모델이 없어 실제로 먹여보고 체중의 증가 정도를 평가하는 실험을 주로 수행해 왔다. 또한 동물 약품의 위해성을 평가하기 위한 독성시험에도 가축이 사용되고 있다. 사람과 달리 가축은 의사소통이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양을 먹이거나 소변 등 시료를 채취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따라서 정밀한 측정을 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살아 있는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부득이하게 수행돼 왔다. 또한 생명공학 기술의 발달로 한 해에도 많은 사료와 첨가물이 개발되고 있어 가축 실험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가축 실험 사용 마릿수는 5배 이상 증가했고 2022년에는 약 51만 마리의 가축이 실험동물로 사용됐다.
전 세계적으로 동물권에 대한 인식 변화로 ‘대체, 감소, 개선’의 ‘3R 원칙’이 강조되고 있으며 윤리적 소비와 공정 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동물실험을 최소화하려는 국내 동물보호단체의 요구가 활발해지는 추세며 국외에서는 관련 법안들이 상정되고 있다. 한 가지 사례로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2035년까지 실험동물 사용의 완전한 폐지와 컴퓨터 모델 등 비동물 모델로의 완전한 대체 계획을 발표했었으나 그 모사 한계를 인정하고 최근 해당 계획 시행을 중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 바로 ‘오가노이드’ 기술이다. 가축 오가노이드는 가축의 장기나 조직의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해 생체조직과 유사한 세포 집합체로 만든 일종의 ‘미니 장기’다. 이를 이용하면 동물실험과 유사한 생리적 환경에서 생리 기능, 약물이나 치료법의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그동안 축적된 연구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로 소, 돼지의 소장과 돼지 간의 주요 기능을 가진 오가노이드를 각각 개발했다. 돼지의 간 오가노이드는 실제 돼지의 간세포와 같이 알부민과 효소를 분비하고 글루카곤을 축적하는 등 핵심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소와 돼지의 소장 오가노이드는 실제 가축의 소장처럼 영양소 흡수와 같은 생리 활성을 나타내며 장내 바이러스의 감염 기전 규명 및 생체 면역반응 연구를 위한 질병 모델링에도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연구 결과들은 특허출원 및 국내외 학술 논문을 통해 우수성이 확인됐다.
국립축산과학원 임기순 원장은 “가축 오가노이드 개발로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권에도 기여할 수 있으며 이는 건강하고 행복한 가축의 생산을 통해 축산물의 안전성 확보와 축산 농가의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축산 분야의 가축 오가노이드 기반 기술개발은 가축의 생체실험을 일부 대체해 동물실험을 줄임으로써 사회적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가축 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지금은 가축에서도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대체 시험법 개발에 더 많은 연구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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