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예상보다 1만채 늘어나
분당 1만2000채-일산 9000채 등
‘주민 동의’ 배점이 100점중 60점
이주대책-사업성 확보가 관건
연내 선정돼 2027년 착공할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가 최대 3만9000채로 당초 예상 물량보다 1만 채가 늘었다. 선정 평가 때는 정비사업 주민동의율이 높은 단지가 가장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공사비가 급등한 상황에서 사업성을 어떻게 확보할지, 재건축 기간 주민들의 이주 대책을 어떻게 마련할지 등은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 있다.
● 주민 동의율 높은 단지가 유리
22일 국토교통부와 성남·고양·부천·안양·군포 등 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기 신도시 정비 선도지구 선정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선정되는 1기 신도시 선도지구 정비물량만 최대 3만9000채다. 전체 정비물량의 10∼15% 정도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내년 이후에도 매년 일정 물량을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자체별 정비물량은 기준 물량에 추가 물량(기준 물량의 50%)을 더해 정해진다. 분당이 8000채에 추가 4000채다. 일산은 6000채에 추가 3000채, 평촌·중동·산본이 각각 4000채에 추가 2000채씩이다. 분당의 경우 기준 물량이 8000채더라도, 2∼3개 단지가 묶인 통합단지가 여러 곳 나오면 1만2000채까지 선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선도지구 선정 평가항목은 △주민동의(60점) △정주환경 개선 시급성(10점)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10점) △정비사업 추진 파급효과(20점) △실현 가능성(추가 5점) 등 5개다. 가장 배점이 높은 주민동의는 동의율 95%를 넘기면 60점 만점, 50%면 10점을 받는다. 여기에 반대동의율이 20%를 넘으면 10∼20점이 차감된다.
다음으로 배점이 높은 ‘정비사업 추진 파급 효과’는 여러 단지를 통합해 규모 있게 사업을 추진하는지를 보는 항목이다. 1개 단지가 신청하면 최저점, 4개 단지 이상이 신청하면 최고점을 받는다. 후보 구역 내 주택 수가 500채 미만이면 최저점, 3000채 이상이면 최고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정성 시비를 줄이기 위해 정량평가를 원칙으로 한다”고 했다.
● 2027년 착공이 목표
정부는 올해 안에 선도지구(특별정비구역)를 지정한다. 2026년 사업시행계획을 수립해 2027년 착공하는 게 목표다. 박 장관은 “특별법(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사전 절차를 대폭 단축했기 때문에 건축 공사를 3년 내 마무리하면 2030년 입주가 가능하다”라고 했다.
다만 사업이 매끄럽게 진행되려면 이주대책과 사업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특히 수만 가구가 한꺼번에 움직이는 만큼 이주대책이 미흡하면 자칫 전셋값 불안을 일으킬 수 있다. 이날 국토부는 “이주대책은 지자체가 마련한다”고 했다. 순차적으로 이주하도록 계획을 짜고, 인접 지역 신규 택지 조성 사업을 앞당기는 등의 방안이 향후 기본계획에 담길 예정이다.
다만 이날 브리핑에서 지자체장들이 “지자체의 역할과 권한에 한계가 있다”며 난색을 표해 향후 대책 마련에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이날 “성남은 이주대책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돼 개발제한구역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업성 확보도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 공사비 인상 등으로 서울 주요 재건축도 지연되는 등 곳곳에서 갈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윤홍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는 “정부는 선도지구 인허가를 완화하는 것과 동시에 공사비 안정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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