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기획] ‘초치기 전투’ 외환딜러의 세계
빗장 풀리는 韓 외환시장
7월부터 장 마감 오전 2시까지로 연장
하나은행, 국내 최대 딜링룸 개관하고… 국민은행-신한은행은 거래 시스템 정비
국내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7월부터 대폭 연장된다. 본격적인 외환시장 개방을 앞두고 국내 은행들은 딜링룸을 확장하고 관련 인력을 확충하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초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한 ‘외환시장 구조개선’이 7월부터 정식으로 시행된다.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현재 오후 3시 반까지인 서울 외환시장 거래시간이 영국 런던 마감시간에 맞춰 오전 2시까지로 연장된다. 정부는 은행권의 준비 상황 등을 보고 향후 외환시장을 단계적으로 24시간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정부의 인가를 받은 해외 소재 금융기관(RFI)들이 앞으로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변동성 완화를 위해 폐쇄적인 외환시장 체제를 유지해 왔지만 외국인들의 원화 자산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외환시장을 단계적으로 전격 개방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는 외환시장 구조개선을 ‘기업 밸류업’ 성공의 중요한 지렛대 중 하나로 여기고 은행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은행권도 외환시장 개방을 2개월가량 앞두고 인프라를 확충하고 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힘을 싣고 있다. 하나은행은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 국내 최대 규모의 딜링룸을 개관했다. 해당 딜링룸은 365일 24시간 거래가 가능하며, 총 2096㎡ 126석 규모로 최첨단 인프라를 갖췄다. 하반기(7∼12월)엔 런던에 약 10명의 전문인력을 배치한 자금센터를 설립하는 등 외국 기업과 투자기관의 원화 수요를 발굴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도 올해 2월 국내 은행 중 가장 먼저 런던과 싱가포르 지점을 모두 RFI로 등록을 마친 만큼 RFI를 통한 거래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외환시장 개방에 발맞춰 비대면 외환거래 종합 플랫폼인 ‘KB Star FX’의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외환시장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야간 및 공휴일 거래에 대비해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 지난해 말부터 야간 데스크를 만들어 서울 외환 딜링룸의 운영시간을 오전 2시까지 연장해 고객의 주문을 처리하는 등 외환시장 개방에 대비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외환시장 개방에 따라 대규모 자금이 국내에 유입되며 수익 다각화 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는 국내 은행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사들도 국내 외환시장에 뛰어드는 만큼 은행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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