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동남아 사로잡은 ‘고피자’… 태국 재계 1위 CP그룹서 1000만달러 투자 유치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8일 14시 45분


서울시내 고피자 매장의 모습. 2024.04.23. 뉴시스
서울시내 고피자 매장의 모습. 2024.04.23. 뉴시스
인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에서 매장을 확장하고 있는 1인용 피자 프랜차이즈 푸드테크 기업 ‘고피자’가 태국 재계 1위 CP그룹으로부터 1000만달러(약 136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이날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고피자는 최근 CP그룹의 핵심 유통 계열사로 편의점 세븐일레븐, 슈퍼마켓 로터스 등을 운영하고 있는 CP올(ALL)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CP그룹은 1921년 광둥성 출신 화교 셰이추가 창업한 태국의 대기업 집단이다. 한국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녀와 CP그룹 회장의 아들이 결혼하면서 더 많이 알려졌다.

이번 투자로 고피자의 누적 투자 유치액은 약 600억 원이 됐다.지난해 고피자는 투자 시장 불황 속에서도 미래에셋증권, GS벤처스, CJ인베스트먼트로부터 시리즈C 투자로 250억 원을 유치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16년 임재원 고피자 대표가 푸드트럭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2019년 인도에 진출, 현재 한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등 7개국에서 2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에서 ‘불닭 볼케이노 피자’, ‘서울 스노우 피자’, ‘강남 불고기 피자’ 등 한국적인 특성과 현지의 입맛을 조합한 메뉴를 개발해 K-푸드로 성장하고 있다. 고피자는 올해는 매출 400억 원과 월간 흑자 전환을, 내년엔 매출 600억 원과 연간 흑자 달성을 예상하고 있다.

1인 피자 프랜차이즈가 푸드테크 기업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아주 작은 매장에서도 피자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확장성이 주효했다. 임 대표가 기획한 ‘고븐’을 통해 1인 피자 최대 6개를 3분 안에 구울 수 있는 화덕을 개발했다. 고븐은 자리를 적게 차지하다 보니 공간 절약이 가능해 3평짜리 식음료 매장에서도 갓 구운 피자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고피자는 국내외 CGV 매장, 파라다이스 시티 씨메르 수영장, 삼성전자 등 대기업 급식, 대전 한화이글스 야구장 등에 입점해 있다. 지난달엔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과도 편의점 고객 경험 확대 및 가맹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특수 개발한 미니 오븐을 GS25에 설치해 갓 구운 피자를 편의점에서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상반기 내 국내 500개의 GS25 매장에 입점해 24시간 주문 즉시 바로 구운 피자를 제공할 예정이다. 연말에는 1000곳 이상의 GS25에 고피자가 들어간다.

이번 투자 유치로 태국 내 세븐일레븐에서도 고피자를 만나볼 가능성이 커졌다. IB업계에서는 CP올이 고피자와 자사의 유통 채널이 낼 수 있을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투자를 진행한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CP올이 해외 기업, 그것도 스타트업에 투자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고피자와 CP그룹이 보유한 유통 채널들과의 시너지가 예상된다”며 “국내외 유통채널과의 협업을 통해 전세계에서 가장 매장이 많고 접근성 좋은 피자 회사가 되는 걸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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