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품 ‘한국 공습’]
美, 中의 우회수출 경유지 韓 지목
2022년 이후 모두 7건 규제-조사
中지분 25%땐 IRA혜택 못받아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면서 한국의 미국 수출 환경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제재의 불똥이 얼마든지 한국으로도 튈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한국무역협회는 반덤핑·상계관세·세이프가드 등으로 구성된 한국 수출품에 대한 외국의 규제 항목에 ‘우회수출’을 추가했다. 중국 수출품이 무역 제재를 피해 동남아나 남미 등을 거쳐 수출되는 경우가 늘면서 미국 등이 우회수출 제재를 내리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한국은 중국의 우회수출 경유지로 지목돼 규제를 받기도 했다. 2022년 7월 미국은 상계관세 대상인 중국산 알루미늄(포일) 소재의 대미 수출 경유지로 한국을 지목했다. 이후 현재까지 우회수출로 한국이 규제를 받거나 조사 대상에 오른 건 모두 7건에 달한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 번 우회수출 규제를 받으면 해당 국가의 관련 기업 전체가 높은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며 “중국산 원자재를 수입·가공해 수출하는 국내 기업이 많은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우회수출 규제에 대한 현황 파악이 중요하다”고 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처럼 중국산 부품 비중을 줄이기 위해 공급망 전체를 살펴야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앞으로 미국 정부가 중국 완성차뿐만 아니라 차량 부품의 중국산 비중까지 규제할 경우 한국 기업에는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전 세계 자동차 부품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된다고 공공연하게 얘기되는 상황”이라며 “이 경우 국내 기업의 탈중국 비용 부담이 커져 국내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차 및 배터리셀 업체들도 중국산 배터리 핵심 광물과 부품 비중 감축이란 숙제를 떠안은 상황이다. 이차전지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이차전지 소재 합작회사를 차릴 때도 중국의 자본 비율이 25%를 넘으면 미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못 받는다”며 “기존에 합의했던 합작회사의 중국 자본 비율을 낮추기 위해 추가 협상을 하는 등 상황이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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