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명물 빵집 ‘성심당’이 대전역점 임대 수수료율 17%를 적용하면 대전역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임대인인 코레일유통은 17%는 일반적인 수준이고 타 업체와의 형평성 측면에서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성심당 운영사인 임영진 로쏘 대표이사는 지난 27일 “140명 직원이 근무 중인 대전역점은 지금 이상 임대료를 주고 있을 수 없다”며 “현재 임대료가 월 1억 원인 상황에서 4억 4000여만 원으로 오르면 4배 이상 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간 임대료로 50억 원이 지불된다면 다른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부연해 올해 10월 이후에는 대전역점에서 철수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성심당이 임차 중인 대전역사 내 2층 맞이방 300㎡(약 91평) 매장은 지난달 매장 운영 계약이 만료됐다.
이에 코레일 유통은 새 사업자를 구하기 위한 경쟁입찰을 진행했다. 앞서 코레일 유통은 계약 종료를 앞두고 해당 매장의 월 수수료로 4억 4100만 원을 제시한 바 있다.
이는 성심당 월평균 매출액인 25억 9800만 원에 최소 수수료율 17% 적용한 것으로, 종전 임대료 대비 4배 이상 오른 금액이다. 업계에 따르면 성심당은 지난 5년간 코레일 유통에 약 1억 원의 월 임대료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회 이상 유찰된 상업 시설의 경우 3회차 공고부터 10%씩 최대 30%까지 기준금액을 하향 조정하는 규정에 따라 4차 입찰에서는 기준금액이 3억 5300만 원까지 떨어졌다. 현재 진행 중인 5차 입찰공고에서는 3억 918만 원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코레일유통은 대전역 내 다른 상업시설과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이 매장은 2016년 한국철도공사와 고정 임대료 납부 방식으로 임대계약을 체결했고, 감사기관의 의견에 따라 2021년 4월 코레일유통과 수수료율 계약으로 전환했다”며 “이 과정에서 계약자 간 합의에 따라 입찰 최저 수수료율보다 현저히 낮은 요율로 운영돼 왔고 그간 타 상업시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감사기관의 지적에 따라 동일 기준으로 입찰금액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코레일유통은 현재 전국 기차역에 입점한 모든 업체에 대해 수수료율로 월 매출의 17~50%를 적용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역사 내 식품 매장 상위 10개 평균 수수료율인 31.7%와 비교하면 코레일유통이 대전역 성심당에 적용하는 17%는 최저수준을 적용한 것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17%는 일반적인 수준으로 알려졌다. 2023년 서울시 상가임대차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시내 주요 상권의 매출액 대비 임대료율은 평균 16.2%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상권인 북창동(21.4%), 명동거리(28.4%), 명동역(23.6%), 압구정로데오역(22.2%), 강남역(28.1%) 등은 평균을 웃돌았다.
대전역은 일평균 유동 인구만 13만 명에 달하고 현재 공실률이 0%일 정도의 알짜상권으로 분류된다.
한편 일각에선 연일 계속되는 수수료 논란에 피로감을 느낀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철도역사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결국 철도시설 개선이나 요금 등에 반영되는 재원이 되며 궁극적으론 철도를 이용하는 국민들에게 돌아가는 실익”이라며 “인지도 높은 민간업체가 타 매장들과 동일하게 적용되는 수수료율에 다른 기준을 적용하며 얻는 실익은 과연 누구의 것인지 고민해 볼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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