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어찌하오리까’ 韓銀의 고심… “천천히 서둘러라” 로마 명언까지 인용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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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블로그에 ‘피벗 위험요소’ 게재
“금리 인하, 빠르면 물가-가계빚 부담
늦으면 내수 약화-금융 불안 우려
하반기 양쪽 점검해 통화정책 결정”

한국은행이 아우구스투스 로마 황제의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라는 정책 결정 원칙을 언급하면서 신중한 통화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30일 한은은 공식 블로그에 게재한 ‘향후 통화정책 운용의 주요 리스크’에서 통화정책 전환이 너무 빠르거나 늦을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다뤘다. 통화 정책 변경에 따른 위험 요소가 많기 때문에 신중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이른 금리 인하의 주요 위험으로 △물가 상승률 목표(2%) 수렴 지연 △ 환율 변동성 확대 △가계부채 증가 등을 꼽았다.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높고 한미 금리 격차가 벌어진 상태에서 한국이 먼저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가 자본 유출 등 금융 안정 측면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부담도 조기 금리 인하의 위험 요소로 지적했다.

반대로 금리 인하 시기가 늦었을 경우 △내수 회복세 약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금융 불안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소비 위축에 따른 내수 회복세 부진과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연체율 상승이 경제 성장률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 보고서는 “올해 하반기(7∼12월) 이후 통화 정책 결정 시 양 측면의 위험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천천히 서둘러라’라는 원칙은 국내외 중앙은행이 앞으로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라며 “너무 서두르면 부작용이 나타나고, 반대로 너무 기다리면 타이밍을 놓치기 때문에 균형적 정책 결정이 중요하다”고 했다.

#금리 인하#한국은행#피벗 위험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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