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미래학자’ 마틴 포드 강연-대담
“AI, 인류에 엄청난 변혁-혜택 기회… 우리 미래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기술
‘강건너 불구경’ 하다간 미래 어두워
보안-자율무기-사생활-초지능 등… 4가지 분야 위험엔 적극 대응 필요”
“인공지능(AI)은 인류에게 엄청난 변혁과 혜택의 기회다. 다만 우리 사회, 경제 분야에서 큰 혼란이 수반될 수 있는 만큼 선제 대응을 통해 AI의 위험성을 미리 방지해야 한다.”
‘로봇의 부상’ ‘AI 마인드’ ‘로봇의 지배’ 등 AI 관련 베스트셀러의 저자이자 저명한 AI 전문가인 마틴 포드는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4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AI의 발전에 따른 미래를 이렇게 예상했다. 과학 및 기술 분야에서 AI가 혁신을 촉진하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딥페이크’ 같은 부작용이 수반될 수 있는 만큼 관련 위험을 미리 인식하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포드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고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앤더슨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했다. 실리콘밸리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을 설립해 운영한 경험도 있다. 그는 이날 ‘AI, The Coming Disruption’(AI, 다가올 변혁)을 주제로 한 강연과 컨설팅 회사 ADL(아서디리틀) 이성용 대표와의 대담에서 AI가 가져올 미래의 모습과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
● “AI는 우리 일상의 모든 것을 변화시킬 것”
포드는 AI가 앞으로도 계속 진보하면서 우리 사회와 경제 등 일상의 모든 것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전기의 발명’이 그랬던 것처럼 AI 역시 현대 생활과 문명의 모든 측면에 필수적이며 모든 산업과 조직에 없어서는 안 되게끔 진화하고 있다”며 “AI는 (전기와 비교해) 훨씬 역동적이고 영향력도 더 큰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삶에 극적인 변화가 분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과학 및 의료, 금융 분야에서 AI의 영향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포드는 “생명공학 분야의 최대 난제였던 ‘단백질 접힘’(단백질이 몸속에서 입체 구조를 형성하는 과정) 연구를 구글 딥마인드 AI는 2년 만에 해결했다”며 “금융 자문 분야 역시 AI가 더 발전하면 고객의 재정 설계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AI가 우리 경제 여러 분야의 생산성을 크게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그는 “사람이 하던 일을 AI가 대체하게 되면서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를 가리지 않고 고용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배관공 등 숙련직 노동자, 창의성이 필요한 업무 종사자,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한 직무 등은 이런 영향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딥페이크’ 등 잠재 위험 대비해야
포드는 AI 시대를 대비하는 이들이 낙관주의자이자 현실주의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시대가 우리의 삶을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나갈 것이란 믿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에 따른 위험을 인식하고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AI는 진정으로 우리 미래를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기술인 만큼 AI에 등을 돌리지 말고 모두가 주도권을 갖고 AI를 선제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라면서도 “뒤따르는 리스크가 분명한 탓에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기다리며 안주하면 지금보다 더 많은 이들이 좋지 않은 삶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드는 AI가 가져올 위험 요인으로 △보안 및 안보 위험 △자율 무기 △사생활 침해 △초지능 위협 등 크게 4가지를 꼽았다. 그는 “선거를 며칠 앞두고 AI ‘딥페이크’ 기술 등으로 대통령 후보의 음성을 모방한 파일이 유출되면 민주주의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인간의 지시나 명령 없이 알고리즘으로 적을 탐지해 사살할 수 있는 AI 드론 수천 대가 테러리스트의 손에 들어가도 무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선제 대응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포드는 “조심스럽게 관련 규제와 정책을 만들어서 AI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위험을 미리 방지해야 한다”며 “그래야 AI의 발전이 모든 사람에게 분명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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