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 조영광 “인구 감소로 집값 떨어진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얘기” [영상]

  • 주간동아
  • 입력 2024년 6월 2일 09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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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는 쏠림 현상 촉진하고, 쏠림 지역은 집값 오를 수밖에 없어”



서울 강남·서초·용산구 등 상급지 주요 아파트 시세가 종전 최고점을 회복한 반면, 한때 영끌족 성지로 꼽히던 노원·도봉·강북구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상승세에 돌입했다는 의견과 인구 감소 시대를 맞아 대세 하락이 시작됐다는 경고가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다. 부동산시장 전망이 분분하자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수요자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 조영광 씨는 “수요자는 미래 집값을 결정하는 ‘인구밀도’와 ‘가구 트렌드’를 주목해야 한다”며 “인구 감소 시대에는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의 집값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최근 부동산 투자전략을 담은 ‘빅데이터가 찍어주는 부의 정점’을 출간한 조 씨를 만나 인구 감소 시대에 ‘부동산으로 돈 버는 전략’에 대해 들었다.

인구 쏠리는 지역 주목해야
부동산 빅데이터로 시장을 전망하는 부동산 전문가 조영광 씨. [이상윤]
부동산 빅데이터로 시장을 전망하는 부동산 전문가 조영광 씨. [이상윤]



집값이 오를 지역을 알려면 어떤 시장 지표를 주목해야 하나.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는 사이클보다 수요 흐름에 집중해야 한다. 부동산 수요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 알려주는 데이터는 인구밀도와 가구 트렌드다.”

왜 인구밀도에 집중해야 하나.

“인구 감소 시대이기 때문이다. 학교·상권뿐 아니라, 일자리까지 줄어드는 인구 감소 지역에 사는 청년은 인구가 몰리는 지역에 살고 싶다는 욕구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은 부동산 수요가 증가하게 된다.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의 부동산 가격 우상향은 정해진 미래라는 얘기다.”

인구가 쏠리는 지역의 특징은 무엇인가.

“인구가 쏠리는 지역은 준공업지나 상업지가 차지하는 면적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강북처럼 아파트만 빽빽하지 않았다. 실제로 최근 힙하게 변신하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이나 성동구 성수동도 준공업지다.”

현재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은.

“전국 평균 인구밀도는 500명 초반인 반면, 서울의 평균 인구밀도는 1만5000명이다. 그 가운데 양천구와 동대문구가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 지역이 강남구나 서초구보다 인구밀도가 높다.”

왜 그런가.

“강남구와 서초구의 ‘넘사벽’ 집값이 인구가 더는 유입되지 않는 허들을 만든다. 이는 소득 상위 10%가 몰려 있는 지역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처럼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몰리면 집값이 상승하고 인구밀도도 높아지다가 꺾이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런 이유로 강남구나 서초구, 한남동 등 상급지의 현 인구밀도는 1만 명 수준이다.”

“인구 감소로 집값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는데.

“책을 쓰게 된 이유 중 하나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의견 때문이다. 집값은 인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인구 감소는 쏠림 현상을 촉진하고, 쏠림 지역의 집값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

‘1인 가구’ 증가가 집값 하락을 이끌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과연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을 넘을까.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50년까지 2~3인 가구 점유율은 53%로 1인 가구 점유율 40%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2~3인 가구가 많이 거주하는 25~34평형 중소형 아파트 수요가 오피스텔보다 훨씬 더 굳건하게 유지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25~34평형 아파트를 주목해야 하나.

“다만, 한국 주거 질이 선진국을 따라가면서 인당 주거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특히 학군지인 양천·노원구, 경기 평촌 지역을 조사해보니 다른 지역과 비교해 39평형대 거주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학군지는 어느 정도 고소득층이 거주할 확률이 높을 뿐 아니라, 자녀가 있는 가구다. 이런 학군지는 이미 국민평형을 넘어 35~39평형이 트렌드다. 만약 학군지에 관심 있다면 35~39평형이 유망해 보인다. 다만 이 평형은 공급이 별로 없다.”

저평가 성동·영등포에 MZ세대 매수↑

강남 불패는 유지될까.

“강남은 대체불가다. 이제부터는 한강변 싸움이 시작된다. 반포에서 시작된 강남구와 서초구의 한강변 싸움을 2030년쯤 1만 세대가 넘는 압구정이 넘겨받을 예정이다.”

강남 이외에 주목할 지역은.

“액티브 시니어와 1인 고소득 가구가 몰리는 ‘활력이 도는 곳’이다. 특히 고령화 사회에 활력이 도는 곳은 희소성이 있다. 바로 커뮤니티가 발달하고 카페나 팝 등 문화시설이 많은 곳이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형마트가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살아남은 대형마트도 주목받고 있다. 이것들이 앞으로 활력 있는 입지가 될 수 있는 강력한 시그널이다. 따라서 부동산 수요도 높을 수밖에 없다.”

다양한 규제에도 부동산으로 부를 이룰 기회가 올까.

“올해 3월 2년 만에 실거래 4만 건이 넘으면서 실거래가 유의미한 데이터가 됐다. 그 가운데 1분기 서울에서 20, 30대가 가장 많이 매입한 지역은 성동·영등포·성북·강서구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에서 20, 30대의 실거래 비중은 40% 정도로 집계됐다. 20, 30대는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영등포구 여의도, 성북구 장위뉴타운과 광운대 역세권 개발, 강서구 방화뉴타운을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이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매입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쏠림이 나타나는 저평가 지역에 주목한다면 충분히 부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추가 하락 의견도 있는데.

“부동산 비관론자들은 현 집값이 너무 높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지금상황은 다르다. 당시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가 미분양되고 집값이 폭락했지만, 지금은 그 래미안 퍼스티지가 코로나19 사태와 문재인 정부 규제, 고금리 시기를 지나면서도 30억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부동산은 천장 가격이 중요한데, 현재 강남·서초구 등 천장 단지의 가격이 너무 견고하다. 그뿐 아니라, 미국이나 한국 모두 금리를 안 내릴 정도로 경제가 단단하다. 부동산시장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3%대 주담대 받은 가구 비중 커져

대출금리가 2%대로 내려가면 집을 사겠다는 무주택자도 많다.

“금리는 지정학적 변수 때문에 쉽게 내려가기 힘들어 보인다. 과연 과거처럼 미국, 중국, 러시아가 서로 협력하는 평화의 시대가 올까. 그렇지 않다면 과거 같은 2%대 금리는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로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최근 들어 실거래가 가장 많았던 3월에 연이자 3.5~4%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은 가구가 2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람들이 금리가 2%대까지 내려가기 힘들 것으로 판단해 3%대 후반에서 주택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간이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생애 첫 주택 구매 평균 나이는 40세다. 평균 수준을 따라가려면 40세쯤에는 내 집 마련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 시기를 놓치면 ‘아차’ 하는 순간 소득 기간만 줄어든다.”

그렇다면 어떤 전략으로 내 집 마련을 하는 게 좋을까.

“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고물가에 가장 고통받는 세대는 30대 전세 수요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현재 전세가가 상승 중이고, 고물가도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라는 점이다. 또한 천정부지로 오른 공사비 때문에 분양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결단해야 할 때다. 부동산은 수요가 한번 몰리면 부침은 있을지언정 계속 그 궤도를 향해 간다. 다양한 지표에 따르면 이미 수요가 몰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수요자라면 부동산은 ‘팔로 전략’도 유리하니, 선제적으로 움직인 사람들을 따라가는 것도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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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주간동아 1442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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