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600선까지 떨어지는 등 최근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도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규모는 20조 원에 육박할 정도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발(發) 인공지능(AI) 열풍에 국내에서도 AI, 반도체 관련 종목에 대한 투자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는 19조75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9월 27일(19조7209억 원) 이후 최대치다. 일주일 전보다는 2261억 원 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해 11월 16조 원대에서 올해 1월 17조 원대, 2월 18조 원대까지 오른 뒤 3월부터는 19조 원대를 넘어섰다.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지금을 뜻한다.
빚투가 증가하는 데는 최근 미 증시에서 AI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 나스닥지수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사상 처음 1만7000선을 넘어섰다. 지난달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이후 국내에서도 SK하이닉스 등 AI 반도체 관련주들의 주가 상승 랠리가 이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삼성전자(6807억 원), SK하이닉스(2496억 원) 등에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국내 증시는 투자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달 31일 2,636.52로 거래를 마쳐 일주일 사이 1.90%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빚투가 쏠린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31일 기준 연초 이후 6.37%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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