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M&A 지지부진”…수도권에 규제 완화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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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6월 3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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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업권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고금리 여파로 신음하는 가운데 인수합병(M&A)이 지지부진하자 금융당국이 수도권을 영업구역으로 둔 저축은행에 대한 M&A 규제 완화 검토에 나섰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비수도권 저축은행 대주주가 수도권 저축은행의 인수합병(M&A) 관련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영업구역은 ▲서울 ▲인천·경기 등 수도권 2개와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강원 ▲광주·전라·제주 ▲대전·세종·충청 등 비수도권 4개로 구성돼 있다.

현재 비수도권 저축은행을 가진 대주주가 수도권 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영업구역이 3개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면 인수가 불가능하다. 이때 인수 대상이 되는 수도권 저축은행의 BIS 비율이 9~10% 이하로 부실우려 수준에 해당하다면 예외로 M&A가 가능한데 이같은 기준을 완화해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이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BIS 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 이하에 근접한 수도권 저축은행인 페퍼저축은행(11%), 제이티저축은행(11.4%), 오에스비저축은행(11.6%) 등이 완화된 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금융당국이 이같은 규제완화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저축은행 업권의 경영상황 악화로 지난해 7월 M&A 문턱을 이미 한차례 낮춰줬음에도 현재까지 단 한건의 M&A도 성사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금융당국은 엉엽구역 확대를 초래하는 동일 대주주의 3개 이상 저축은행 소유 금지 규제를 완화해 비수도권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영업구역이 확대되더라도 동일 대주주가 최대 4개까지 저축은행을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수도권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BIS 비율이 7%(총자산 1조원 이상은 8%) 미만으로 떨어져 적기시정조치 대상일 때만 동일 대주주의 추가 소유·지배를 허용했다.

이를 놓고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사실상 규제완화의 혜택이 비수도권 저축은행 M&A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업황 악화로 비수도권 저축은행에 대한 매력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구조조정 활성화를 위해서는 수도권 저축은행 M&A 관련 규제의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에 따른 대출 연체율 증가, 부동산 PF 대출 부실 등의 여파로 저축은행이 고전하면서 구조조정 필요성 자체도 증대된 상황이라고 금융당국은 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총 15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지난해 1분기 527억원 순손실 대비 1016억원, 세 배 가까이(192.8%) 급증한 규모다.연체율은 8.80%로 지난해 말(6.55%) 대비 2.25%포인트 상승했으며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인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10%를 넘어선 10.32%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수도권 저축은행 M&A의 길을 터줌으로써 일부 금융지주의 인수 또는 대형 저축은행의 중소형 저축은행 M&A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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