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빈, HBM4 8개 탑재…삼성·SK, 공급 경쟁 가열
"삼성·SK, HBM 양산 시점 앞당길 가능성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을 공개했다. 엔비디아의 루빈 개발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를 잡기 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전날 국립대만대학교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기조연설에서 차세대 GPU ‘루빈(Rubin)’을 오는 2026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루빈은 내년 하반기부터 양산될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루빈 GPU에 HBM 6세대 제품인 ‘HBM4’ 8개, 2027년 출시할 루빈 울트라 GPU에는 HBM4 12개를 탑재할 계획이다. 루빈은 최근 데이터 처리 용량 및 속도 확대 요구가 커진 AI 데이터센터의 수요를 대거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HBM 탑재 개수도 H100 등 기존 GPU보다 4~8개 더 많다.
엔비디아는 지난 3월 차세대 GPU인 블랙웰 로드맵을 발표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또 다른 차세대 GPU를 공개했다. 단기간에 고성능 GPU 모델들을 잇따라 내놓으며 경쟁사들의 시장 진입을 원천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블랙웰은 올해 연말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이에 엔비디아 루빈 출시를 앞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4 공급 경쟁도 본격화할 수 있다. 루빈 출시 시점에 맞춰 HBM4의 기술 개발 및 양산까지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HBM4의 양산 시점을 당초 2026년에서 내년으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김귀욱 SK하이닉스 HBM 선행기술팀장은 지난달 13일 열린 ‘국제메모리워크숍(IMW 2024)에서 “HBM이 4세대(HBM3)까지는 2년 단위로 발전했지만, 5세대(HBM3E) 이후부터는 1년 주기로 단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도 내년까지 HBM4 개발을 마칠 예정이다. 같은 해 곧바로 양산에 돌입할 가능성도 크다. 삼성전자는 HBM4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HBM3E 및 HBM4로 개발팀을 나눠 제품을 개발 중이다.
특히 지난달 반도체(DS)부문 수장이 전영현 부회장으로 교체되면서 HBM 시장의 우위에 있는 SK하이닉스를 따라잡기 위한 각종 전략도 추진될 전망이다.
HBM3E에서도 양사의 엔비디아 공급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황 CEO는 올해 출시하는 블랙웰에 이어 내년 12단 HBM3E를 탑재한 블랙웰 울트라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현재 SK하이닉스만 엔비디아에 8단 HBM3E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2단 HBM3E를 올해 2~3분기 양산할 계획인 만큼 블랙웰 울트라의 물량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예상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개발이 빨라지면서 삼성과 SK의 물밑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양사가 HBM 양산 일정을 현재보다 더 앞당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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