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 업체 면허 생산을 넘어 첨단 항공기 엔진 개발 사업에 뛰어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해외 유력 언론들로부터 집중 조명 받고 있다. 한국 기업이 지상 방산에 이어 진입 장벽이 높은 항공기 엔진 개발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행보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달 10일(현지 시간) 한국 최대 방산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정부와 함께 전투기 엔진 개발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한국 방산업계 밸류체인을 한층 끌어올리는 동시에 자주 국방력 강화를 추진하는 행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르면 오는 2036년까지 첨단 항공엔진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GE에어로스페이스와 프랫앤휘트니(P&W), 롤스로이스 등 세계 시장을 석권하는 글로벌 엔진사의 주요 부품 공급사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P&W 등 해외 항공엔진 개발 업체와 파트너십(RRSP, Risk & Revenue Sharing Partnership)을 맺고 항공엔진 공동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W 등 글로벌 주요 업체와 이러한 형태의 파트너십을 맺고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는 일본 IHI와 독일 MTU 등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광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은 FT와 인터뷰에서 “자주 국방과 경제적 득실을 고려하면 하루 빨리 독자 엔진 개발에 착수해야 한다”며 “선진 업체를 따라잡을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지만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독자적인 전투기 엔진 기술을 가진 국가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중국 등 6개 국가뿐이다.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엔진 개발 역량을 갖춘 인도 정부는 바이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 GE와 엔진 공동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튀르키예는 롤스로이스와 공동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로이터통신도 최근 기사에서 한국 정부가 지난해 첨단 항공엔진 개발 계획을 밝힌 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약 400억 원 규모 공장 증설 투자 계획을 내놨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화가 독자적으로 선박이나 미사일 엔진 제작 역량을 갖췄지만 이보다 많은 것을 해내고 싶어 한다고 평가했다. 영국 군사·국방 분야 전문지인 제인스는 한화의 새로운 항공기 엔진 공장이 한국 정부의 독자 엔진 개발을 뒷받침할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항공기 엔진 개발이 쉽지 않은 과제라는 의견도 나왔다. 더글러스 배리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한화가 첨단 엔진 개발에 착수할 기술적 산업 역량을 갖췄지만 첨단 엔진 개발의 높은 난이도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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