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가격을 올리면서 배달료 포함 ‘치킨 한 마리 3만 원’ 시대가 코앞입니다. 성큼 다가온 고물가에 ‘내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자조적인 소리가 절로 나오는 시기이죠.
상대적으로 ‘가성비’를 챙길 수 있는 냉동 치킨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냉동 치킨은 외식비 부담을 줄이고 집에서 간편하게 해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갓 구운 치킨을 먹을 수 있어 맛도 있다는 후문입니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4월 선보인 ‘고메 소바바치킨 소이허니’는 출시 9개월 만인 올해 1월까지 540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할인 행사 등을 이용하면 한 봉지(375g)를 7000원대에 살 수 있는데 달면서 짭조름한 맛이 교촌치킨의 대표 메뉴인 ‘허니콤보’를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기세가 심상치 않자 CJ제일제당은 올해 3월 ‘고메 소바바치킨 양념’을 추가로 출시했습니다.
4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고메 소바바치킨 양념은 출시한 지 2개월 만에 매출이 30억 원을 넘었습니다. CJ제일제당 공식 몰인 CJ더마켓을 비롯한 일부 유통 경로에서만 판매됐는데도 큰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합니다. 연이은 치킨 가격 인상에 질린 소비자들이 냉동 치킨에 호응했다고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품질도 괜찮습니다. 냉동 치킨이 ‘정말 시켜 먹는 치킨만큼 맛이 있을까’ 하는 걱정은 괜한 것이었습니다. 에어프라이어에 12분 조리하는 것만으로도 치킨 전문점 수준의 맛을 냅니다. 냉동 치킨 특유의 눅눅함은 없고, 갓 튀긴 듯한 바삭함이 느껴집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파는 1만 원 안팎 가격대의 치킨 판매량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치킨 매출은 2022년 35.0%, 지난해 20.0%씩 전년 대비 늘었습니다. 올해 1∼5월에도 10% 증가했다고 합니다.
동네 편의점은 치킨 판매처로 급부상했습니다. GS25는 자체 즉석 치킨 브랜드 ‘치킨25’를 통해 600g짜리 순살치킨인 ‘쏜살치킨’을 1만1900원에 판매합니다. 종류도 다양합니다. 주문 조리 치킨과 조각치킨, 닭꼬치 등 40여 종입니다. GS25의 치킨 매출은 2022년과 작년에 각각 23.5%, 29.8% 늘었습니다. 올해 1∼5월에도 GS25의 치킨 매출은 30.5% 늘었습니다.
저렴하다고 맛이 덜하지 않다는 가성비 치킨들. 외식 물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꾸준한 선택을 받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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