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지 업체인 모나리자가 인도네시아의 제지회사인 아시아펄프앤드페이퍼(APP)에 매각됐다. 해외 사모펀드(PEF) 모건스탠리 프라이빗에퀴티(MS PE)는 모나리자 등을 사들인 지 10년 만에 자금을 회수하게 됐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S PE는 이날 모나리자와 쌍용C&B의 대주주인 엠에스에스홀딩스 지분 100%를 APP에 4000억 원에 판다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엠에스에스홀딩스는 코스피 상장사인 모나리자 지분을 50.99% 보유하고 있으며, 비상장사인 쌍용C&B 주식도 100% 갖고 있다. 이 외에 엠에스에스펄프, 엠에스에스로지스틱스, 엠에스에스글로벌, 엠에스에스에이치알엠 등의 자회사 지분도 100% 보유하고 있다.
모나리자와 쌍용C&B는 국내 유명 화장지 제조업체다. 모나리자는 1977년 설립된 국내 토종 기업으로 1988년 코스피에 상장했다. 화장지, 물티슈, 키친타월, 마스크 등 위생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코디’라는 화장지 브랜드로 유명한 쌍용C&B는 1978년 설립됐다. 한때 국내 화장지 점유율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MS PE는 2014년 이들 회사를 2500억 원가량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화장지 중심이었지만 이후 물티슈, 생리대, 기저귀 등을 생산하면서 상품군을 다각화했다. 인수 당시였던 2014년 2816억 원이었던 엠에스에스홀딩스의 연결 기준 매출은 지난해 3414억 원으로 600억 원가량 늘었다.
MS PE는 인수 후 2017년에 처음으로 매각에 나섰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했다. 이후 2022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모나리자가 ‘마스크 수혜주’로 떠오르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당시 한 차례 더 매각을 추진했지만, 가격 협상에 실패해 무산됐다. 세 번째 매각 도전에서 해외 회사인 APP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 셈이다.
모나라자의 새 주인인 APP는 글로벌 10위권의 제지회사다. 화장지 원재료인 펄프 생산량에서는 글로벌 4위에 올라 있다. 국내에서도 다수의 화장지 제조업체들이 APP로부터 펄프를 수입해 화장지를 만들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에서 소비되는 펄프의 20% 가까이를 APP로부터 수입했다.
APP는 모나리자와 쌍용C&B 인수를 통해 국내에서의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모나리자 등에 펄프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인수 시너지는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APP 측 인수 자문을 담당하고 있는 KB증권도 이 같은 점을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APP에 모나리자 등의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자문은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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