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 탐사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첫발… 삼성중공업이 제작한 시추선 투입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5일 03시 00분


[영일만 광구 연내 시추]
석유公, 노르웨이社 시드릴과 계약
삼성重 인도 ‘웨스트 카펠라’ 쓰기로

올해 말부터 본격화되는 경북 포항시 영일만 일대 심해 시추 작업에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시추선이 투입된다. 석유·가스의 대량 매장 가능성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된 ‘대왕고래’를 처음으로 뚫는 시추 작업에 한국산 시추선이 나서는 것이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동해 심해 석유·가스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석유와 가스가 대량으로 매장됐을 가능성이 높은 후보지에 ‘대왕고래’라는 이름을 붙였다.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막대한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 전체 7개의 유망구조(석유, 가스가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구조) 중에서 최우선 탐사 구역인 셈이다. 다른 유망구조에 대해선 ‘오징어’ ‘명태’ 등의 이름을 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석유공사는 이미 올 4월에 세계적인 해양 시추 업체로 꼽히는 노르웨이 ‘시드릴(SEADRILL)’과 시추선 사용 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드릴이 지난달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WEST CAPELLA)가 한국에서 약 40일간의 1개 유정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은 2024년 12월 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이 계약을 석유공사와 맺었던 것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공개 입찰을 통해 시추업체를 선정했고 총 계약 규모는 4770만 달러(약 660억 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영일만 앞바다 ‘대왕고래’에는 2008년 삼성중공업이 건조해 시드릴에 인도한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가 투입된다. 석유공사는 ‘대왕고래’ 내에서도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을 우선 선정한 다음 이 시추선을 활용해 해저 깊숙이 하나의 탐사공을 뚫고 석유와 가스가 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웨스트 카펠라는 2008년 건조한 중량톤수 9만6000t 규모의 시추선으로 최대 10km까지 시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석유공사의 유전 개발 관련 출자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시추를 위한 재정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유전 개발 출자금으로 이미 390여억 원이 배정돼 있다”며 “추가 시추 작업을 위한 예산 반영을 산업부 등과 적극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3일 정부 발표 이후 관련 테마주로 엮인 종목들의 주가는 이틀째 들썩였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한 한국가스공사는 이날 1.81% 오른 3만9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7.52% 치솟으며 상한가 직전까지 갔지만 이내 상승분을 반납하면서 롤러코스터를 탔다. 반면 한국석유공사나 석유, 가스 채굴과 관련이 없는 아스팔트 가공 업체인 한국석유는 이틀 연속 상한가로 마감했다.

#영일만 탐사#삼성중공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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