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황, 삼성 HBM에 사인하며 신뢰 보내
이재용 회장과 일식집 회담 하기도
"삼성 HBM 공급할 것" 언급하며 기대 더 키워
지난 3월18일 미국 캘리포니아 세너제이시 SAP 센터. 이날 젠슨 황(Jensen Huang)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았다. 그는 이 부스에 전시된 삼성전자의 5세대 HBM인 HBM3E 제품에 ‘젠슨이 승인함(Jensen Approved)’이라고 친필 사인을 남겼다.
당시 그의 이런 행보는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이어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장면이었다.
그리고 3개월이 흐른 지난 4일. 젠슨 황은 삼성전자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받을 것이라고 직접 말했다. 젠슨 황의 삼성전자에 대한 신뢰가 실제 발언으로 확인된 셈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젠슨 황 CEO는 전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HBM의 엔비디아 제품 탑재 계획에 대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모두 협력 중이고, 이들 업체에서 모두 제품을 제공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는 “어제도 테스트가 진행 중이었고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에선 삼성전자의 HBM이 발열 문제로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검증)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황 CEO의 이 발언으로 이 같은 우려는 말끔히 사라졌다.
황 CEO는 지난 3월에도 엔비디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5세대 HBM인 HBM3E 제품에 친필 사인을 남기고 삼성전자를 “비범한(extraordinary) 기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삼성전자의 HBM3E가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황 CEO가 친필 사인까지 남기면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제기됐다.
황 CEO는 지난해 미국의 한 일식집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나기도 했다. 황 CEO가 이처럼 삼성전자에 대해 지속적인 신뢰를 보낸 것을 감안하면 삼성의 엔비디아 공급은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높다.
업계에서는 황 CEO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을 포함한 3개 사를 모두 거론한 것은 HBM 공급시 가격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3개사의 납품 경쟁하면 엔비디아가 원하는 가격에 HBM을 공급받을 수 있다.
대만 언론도 젠슨 황의 삼성전자 관련 발언이 삼성전자의 HBM 납품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유시보는 “황 CEO의 발언이 삼성전자에 긍정적인 소식이다”고 밝혔고, 테크뉴스도 “HBM3E의 퀄테스트에 문제가 없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에 황 CEO가 동조한 것이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엔비디아의 테스트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삼성이 경쟁사보다 얼마나 많은 물량을 공급할 수 있을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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