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위 협력으로 경쟁력 강화
G마켓 물류, CJ대한통운서 맡고
SSG닷컴 물류센터는 이관 추진
제일제당-이마트, 제품 공동기획
멤버십도 공유해 고객 혜택 확대
식품과 물류 부문 1위 CJ와 유통 부문 1위 신세계가 손을 맞잡았다. 최근 온라인 시장에서 쿠팡이 독주 체제를 갖춘 데다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까지 잇따르자 그룹 차원의 협력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5일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서울 중구 CJ인재원에서 행사를 열고 사업 제휴 합의서를 체결했다. CJ제일제당(식품), CJ대한통운(물류), 이마트(유통) 등 각 업계 선두 기업을 보유한 두 그룹은 전방위 협력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두 그룹은 “격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신속하게 대응하고 경영 효율성을 높여 그간 쌓아온 ‘1등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맞아떨어졌다”고 제휴 배경을 설명했다.
체결식에는 김홍기 CJ㈜ 대표와 임영록 신세계 경영전략실장을 비롯해 신영수 CJ대한통운 대표, 허민회 CJ CGV 대표, 한채양 이마트 대표, 위수연 신세계프라퍼티 콘텐츠본부장 등 두 그룹 지주사와 계열사의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두 그룹 모두 이번 협력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큰 것인지 방증하는 장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의 배경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쿠팡의 독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알테쉬’(알리·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침공이 시작되면서 두 그룹이 갖고 있는 위기감을 꼽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앱) 분석 서비스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달 쿠팡의 월간 이용자 수(MAU)는 3112만 명으로 G마켓(568만 명)과 SSG닷컴(185만 명)을 합한 수치의 4배나 된다. 알리(830만 명)와 테무(797만 명) 역시 신세계 계열 두 곳보다 MAU가 많다.
이번 사업 제휴를 통해 가장 시너지를 내게 될 분야는 배송·물류다. 신세계 계열사인 온라인 쇼핑몰 G마켓은 CJ대한통운 통합 배송 브랜드 ‘오네(O-NE)’ 서비스를 도입해 이르면 7월 ‘내일 도착’ 서비스를 제공한다. G마켓에서 주문해 다음 날 배송받으려 할 때 소비자가 주문해야 하는 시간대가 기존 오후 8시 이전에서 밤 12시 이전으로 늘어난다. 주문 다음 날 배송되는 쿠팡의 ‘로켓 배송’에 대응하는 서비스다.
SSG닷컴은 온라인 플랫폼의 핵심인 ‘물류 시스템’ 운영을 CJ대한통운에 넘길 계획이다. 특히 경기 김포 NEO센터 두 곳과 경기 광주 오포에 지은 첨단 물류센터를 대한통운에 단계적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SSG닷컴은 본원 경쟁력인 그로서리(식료품) 분야에 힘을 쏟을 수 있고, 대한통운은 안정적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해 윈윈이라는 평가다.
이마트와 CJ제일제당이 공동 기획한 제품도 선보인다. 이마트와 G마켓 등 신세계 계열 온오프라인 유통사들은 지난해 8월 CJ제일제당 신제품 13종을 업계 단독으로 우선 판매한 적이 있다. 같은 해 11월에도 만두와 피자 등 냉동식품 5종을 함께 기획해 판매했다. CJ제일제당은 쿠팡과 갈등을 겪으면서 2022년 11월부터 햇반 등 주요 제품을 쿠팡에 납품하지 않고 있는데 이번 제휴로 신세계와의 협업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멤버십 분야 제휴도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에게도 혜택이 예상된다. 현재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쇼핑몰에서 쓰이는 신세계포인트와 신세계유니버스클럽 등을 운영 중이고, CJ는 올리브영과 CGV 등에서 사용하는 CJ ONE 포인트 멤버십을 가지고 있다. 신세계포인트와 CJ ONE 가입자 수는 각각 2300만 명, 3000만 명이나 된다.
CJ그룹 관계자는 “양 사는 유통, 식품, 문화 등 고객과 접점이 많은 산업에서 혁신을 주도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긴밀한 협업을 통해 양사의 성장성을 제고하고 고객 만족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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