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레우 “깊게 연구된 적 없는 영일만 광구, 경제적 가치 높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6일 01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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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 유전’ 연말 시추]
어제 입국… 내일 기자간담회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높아… 새 데이터 있었지만 아직 말 못해”
호주 석유개발社 “가망 없다” 철수… 전문가 “생산 규모에 경제성 달려”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액트지오(Act-Geo)’의 설립자인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아브레우 박사는 ‘이번 프로젝트의 경제성이 높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인천=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분석한 ‘액트지오(Act-Geo)’의 설립자인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아브레우 박사는 ‘이번 프로젝트의 경제성이 높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인천=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경북 포항 영일만 일대에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비토르 아브레우 박사가 “매장 가능성과 경제적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많은 연구가 이뤄진 곳이지만 심해(深海)는 아직까지 깊게 연구된 적이 없다”고도 했다. 전문가들은 깊은 바다라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에 실제 매장돼 있는 양과 그중에서 얼마를 뽑아 쓸 수 있을지에 따라 경제성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 “새로운 데이터 더 있었다”

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아브레우 박사는 ‘석유 매장량의 경제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하지만 한국석유공사와의 비밀 유지 계약이 있어 더 자세히 설명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아브레우 박사는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미국 기업 액트지오(Act-Geo)의 설립자다.

아브레우 박사는 한국 정부가 어떠한 분석을 의뢰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석유공사로부터 받은 프로젝트”라고 대답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해저분지의 (자원 매장) 가능성을 평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이미 많은 연구가 이뤄진 해저분지(mature basin)지만 심해는 아직까지 깊게 연구된 적이 없고 새로운 데이터 역시 더 있었다”고 설명했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제기된 8광구, 6-1광구는 여러 번 탐사 시추가 이뤄졌던 곳이다.

액트지오 분석에 앞서 석유공사와 영일만 심해 탐사 및 분석 작업을 했던 호주의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는 지난해 1월 이곳에 대한 탐사 작업이 “더 이상 유망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철수했다. 이후 석유공사는 액트지오에 분석을 다시 맡겨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우드사이드 철수 이후 추가로 확보된 자료를 바탕으로 액트지오에 분석을 맡겨 새로운 결론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브레우 박사는 “정부의 발표 이후 한국 국민들 사이에서 많은 의문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아주 아주 중요한 이 프로젝트에 대해 한국 국민들에게 더 명확한 답변을 주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에 대해선 “가능성이 높다”고도 했다. 아브레우 박사는 이날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 관계자를 만난 뒤 7일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 석유공사와의 협의를 거쳐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 구체적인 근거를 비롯해 여러 의문점들에 대해 답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아브레우 박사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관계자 등이 공동 브리핑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 “매장량과 시추 비용 따져봐야”

전문가들은 아직 경제성을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이번 탐사가 수심 1000m 안팎의 깊은 곳에서 이뤄지는 만큼 충분한 매장량이 확보돼야 경제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심해 시추의 경우 시추공 1곳을 뚫는 데만 10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 2005년부터 석유공사가 약 20년간 심해 물리탐사에 쓴 비용이 3억7000만 달러(약 5078억 원)임을 고려하면 시추 한 번에 그간 들어간 비용의 5분의 1을 지출하는 셈이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심해 시추는 각종 용역과 자재 구입 등 시추 작업에 필요한 계약이 수백 건이 넘어 조달 업무 등이 순조롭게 진행돼야 효율적인 시추가 가능하다”고 했다.

묻혀 있는 양과 함께 꺼내 쓸 수 있는 규모도 중요하다. 익명을 요구한 화학공학과 교수는 “140억 배럴의 석유, 가스가 있다 하더라도 생산 가능한 양이 10%라고 하면 14억 배럴에 불과해 한국의 1년 원유 수입량보다 조금 많은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영일만 유전#비토르 아브레우#액트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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