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림 삼바 대표 ‘바이오USA’ 찾아
美생물보안법에 中업체 퇴출 앞둬…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도 곧 만료
CDO 시장 2033년 25조 성장 전망… “빠른 속도-높은 품질 앞세워 공략”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세계 최대 생산 규모를 확보한 위탁생산(CMO) 사업을 넘어 위탁개발(CDO) 사업에 집중 투자한다고 밝혔다. 미중 갈등으로 퇴출 위기에 놓인 CDO의 강자 우시바이오로직스의 빈자리를 빠르게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바이오제약 전시회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에서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5일(현지 시간) 기자간담회를 갖고 “(생물보안법 논의로) 최근 CDO 등에 관련한 문의가 2배가량 늘었다”며 “(이런 흐름에 맞춰) CDO를 적극 홍보하고 인력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또 “글로벌 제약사 20곳 중 16곳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객사로, 지난해보다 2곳 더 늘었다”며 확보한 대형 고객사를 중심으로 CDO 사업 확장에 나서겠다고도 밝혔다.
CDO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컨설팅, 제조 공정 개발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O 시장 규모는 2033년 25조6000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CMO 글로벌 4위에 오르며 국내 바이오 업계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했으나 CDO에선 아직 10위권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 시장에서 두 개의 기회를 만났다. 최근 미국이 중국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논의하면서 우시바이오가 미국 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CDO 시장에서 론자(스위스), 캐털런트(미국)와 함께 ‘빅3’를 구성하고 있는 우시바이오의 매출 중 55%가 북미 시장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블록버스터 의약품(연내 매출 1조 원 이상인 의약품)의 특허가 조만간 만료된다는 것도 기회다. 복제약이 쏟아지면 오리지널 의약품을 개발한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은 ‘효자 상품’의 자리를 메꾸기 위한 의약품 개발에 나서게 된다. 이에 CDO 시장은 더욱 커진다. 림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파이프라인의 확장”이라며 “(CDO 관련) 수주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O 분야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바이오USA에서 신규 CDO 플랫폼 기술인 ‘에스-텐시파이’를 공개했다. 이 기술은 첨단 배양기술을 적용해 항체 생산량을 최소 2배에서 3∼4배까지 높인 기술이다. 회사 측은 이 플랫폼을 사용하면 제약사들이 짧은 시간 내 많은 양의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림 대표는 “빠른 속도, 높은 품질, 유연성이 우리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또 림 대표는 회사가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항체 의약품 시장에서도 CDO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봤다. 림 대표는 “기존에는 항암 위주로 항체 의약품이 개발됐지만, 지금은 면역이나 알츠하이머, 파킨슨 등 신경쪽으로 분야가 확장되고 있다”며 “고령화에 따라 계속 성장하는 추세”라고 했다. 이에 회사는 항체접합의약품(ADC) 기술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ADC는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항체, 암세포를 제거하는 독소(화학 항암제), 둘을 잇는 링커 등 세 요소로 이뤄져 있다. 림 대표는 “고객사가 원하는 대로 ADC를 구성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성장세에 힘입어 내년 4월 예정대로 인천 송도에 5공장 준공을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 64%가량 건설이 진행됐다. 림 사장은 “6공장은 수요에 따라 건설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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