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4년차’ 서초그랑자이 12억 등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 지속
도심 주택공급 부족현상 이어져
당분간 신축 중심 전셋값 오를듯
입주 4년 차를 맞은 서울 서초구 서초그랑자이(1446채) 전용면적 59㎡는 이달 1일 12억 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4분기(10∼12월) 10억 원대까지 하락했던 전셋값은 올해 초부터 오르기 시작해 직전 최고가인 12억5000만 원(2022년 11월) 턱밑까지 상승했다. 온라인에 등록된 이 단지 전세 매물은 9일 기준 71개로 지난해 6월(90개) 대비 20% 넘게 줄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는 “신축 대단지라 전세 수요가 계속 있다”며 “주변에 입주하는 신축이 많이 없어 매물은 줄고 호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고 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의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59㎡) 전세 5건 중 1건은 9억 원 이상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 주택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신축 대단지를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부동산 정보 제공 업체 경제만랩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이달 7일까지 서울 전용 59㎡ 전세 거래 1만1429건 중 9억 원 이상은 355건(3.1%)이었다. 대부분은 강남 3구에 몰려 있었다. 같은 기준의 강남 3구 전세 거래 1703건 중 344건(20.2%)이 9억 원 이상이었다. 강남구는 481건 중 159건(33.1%)이 9억 원이 넘었다. 서초구는 502건 중 97건(19.3%), 송파구는 720건 중 88건(12.2%)으로 집계됐다.
4월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59.97㎡는 보증금 15억 원에, 인근의 래미안원베일리 59.96㎡는 보증금 15억5000만 원에 각각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올해 1월에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59.98㎡가 16억7000만 원에 전세 계약이 갱신되기도 했다.
나머지 22개 자치구 중 올해 9억 원 이상 전세 거래가 1건이라도 있었던 곳은 성동구(4건), 종로구(3건), 서대문구(2건), 용산구(1건), 동작구(1건)뿐이다.
매물 부족 등의 영향으로 전세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정보 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전세 매물은 9일 기준 2만8519채로 한 달 새 1213채(4.1%) 감소했다. 한국부동산원 전세수급지수도 6월 첫째 주(3일 기준) 102를 나타냈다. 100을 넘으면 시장에 전세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지난달 첫째 주 100.1로 2021년 11월 다섯째 주 이후 2년 6개월 만에 100을 넘어섰다.
중저가 아파트 전셋값도 신축급 대단지 위주로 상승하는 모습이다. 2020년 입주한 은평구 녹번역e편한세상캐슬 전용 84㎡는 4월 7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에선 2022년 10월(7억6000만 원)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2010년 입주한 4300채 규모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 전용 59㎡는 지난달 25일 6억2500만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하반기(7∼12월)에는 5억 원대 후반까지 내려갔던 단지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는 “전세 매물을 찾는 신혼부부 등이 많은데 매물 자체가 많이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도심 신축 공급이 부족한 만큼 향후 전세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분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1년 넘게 전셋값이 오르면서 신규 계약 대신 갱신 계약이 늘었고 신규 입주 물량도 적어 매물이 부족하다”며 “동시에 빌라 전세사기 여파로 아파트 전세 수요는 증가해 전셋값 상승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