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물가가 고공행진 하면서 식당에서 먹는 삼겹살 1인분(200g) 평균 가격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2만 원 대로 올랐다. 이제는 두 사람이 식당에서 소주 한 병(5000원)에 삼겹살 2인분을 먹으려면 지갑에 4만5000원은 있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삼겹살 외에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김밥과 자장면·비빔밥·김치찌개백반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11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외식 대표 메뉴 중 삼겹살 1인분 가격은 2만83원으로 한 달 전인 4월 1만9981원에서 102원(0.5%) 올랐다. 3년 전인 2021년 5월 가격(1만6581원)과 비교하면 3502원(21.1%) 오른 것이다.
삼겹살 200g의 외식 가격은 2017년 11월 1만6000원을 넘었다. 이후 2021년 9월 1만7000원대, 2022년 7월 1만8000원 대로 꾸준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러다 지난해 12월부터 1만9000원 대로 올라섰다.
삼겹살 가격 인상은 돼지고기 가격이 오른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날 돼지고기 1㎏의 평균 도매가격은 5885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지난 1월 2일 가격인 4607원보다 27.7% 올랐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으로 돼지 사육 두수가 줄어든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김밥 한 줄 가격은 4월 3362원에서 지난달 3423원으로 올랐다. 4월부터 두 달 연속 가격이 상승했다. 이는 김밥의 원재료 중 하나인 김 가격이 오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조미김 시장 점유율 1위인 동원F&B를 비롯해 CJ제일제당은 김 가격을 인상했다. 김 제조사인 광천김, 대천김, 성경식품도 일부 제품 가격을 10~30% 올렸다.
자장면 한 그릇은 4월 7146원에서 지난달 7223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같은 기간 비빔밥은 한 그릇 1만769원에서 1만846원, 김치찌개백반은 8115원에서 8192원으로 각각 가격이 상승했다. 칼국수(9154원), 냉면(1만1692원), 삼계탕(1만6885원) 등 3개 품목의 지난달 가격은 한 달 전과 같았다.
유명 식당에서는 삼계탕과 냉면 가격이 평균을 훌쩍 웃돈다. 토속촌과 고려삼계탕 등 유명 식당에서 파는 삼계탕은 2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냉면은 필동면옥은 1만4000원, 을지면옥·을밀대 1만5000원, 우래옥·봉피양은 1만6000원에 팔고 있다.
전반적인 외식 물가는 연일 상승세에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외식 물가 상승률은 3.8%로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상승률(3.0%)보다 0.8%포인트 높았다.
치솟는 외식 물가에 소비자 관련 단체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7일 ‘외식 물가 상승 관련 성명서’를 내고 “고물가 시기, 식료품 물가와 외식물가에 대한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