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공개서 비공개 상태로 바뀌어
국회 요구 자료도 “영업 기밀” 거부
野 “공기업의 제출 거부 납득 어려워”
동해 울릉분지에서 석유·가스를 탐사하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일부 자료가 비공개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석유공사는 해당 프로젝트와 관련해 국회로부터 요구받은 자료를 대부분 제출하지 않고 있다. 야당은 자료 제출 없이는 향후 탐사에 필요한 예산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11일 정보공개포털에 따르면 석유공사가 등록한 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자료 대다수가 현재 비공개 상태였다. 당초 상당수 자료가 ‘부분공개’ 상태였지만 자료 제공 기관인 석유공사가 이를 비공개로 전환한 것이다. 정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석유공사는 공공기관이 보유 및 관리하는 정보를 공개하도록 하는 정보공개법 적용을 받고 있어 취급하는 정보를 정보공개포털에 공개해야 한다. 다만 영업상 비밀에 해당하는 경우 해당 정보를 비공개 처리할 수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최근 정보공개 문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포함된 문서 등을 비공개 전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공사는 야당의 자료 제출 요구도 대부분 ‘영업상 비밀’ 또는 ‘국가 자원안보 관련 중요 정보’에 해당한다며 거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원이 의원 등은 액트지오의 동해 심해 평가 보고서와 해당 보고서를 검토한 국내외 전문가 명단, 대통령실 보고 경위 등을 자료로 제출하도록 요구했으나 석유공사 측은 “영업 기밀에 관한 사항과 국가 자원 안보에 관한 중요 정보가 포함돼 있다”며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사기업이라면 몰라도 정부 지분 100%인 공기업이 경영상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며 국회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야당은 자료 제출을 하지 않으면 관련 예산을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동해 심해 탐사는 시추 1회당 약 10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돼 정부는 석유공사 대상 출자 및 융자 등을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해 초기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야당에선 이 예산안에 동의하지 않는 방법으로 제동을 걸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국민 의혹이 커지자 산업통상자원부는 공개됐던 자료마저 비공개로 전환하며 실체를 감추려 하고 있다”며 “자료 제출 없이는 예산도 없다는 점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석유공사는 동해 심해 탐사 관련 자료는 회사 자산인 만큼 세부 내용을 당장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동해 심해 암석 정보 등은 석유공사가 장기간 탐사를 통해 얻은 자산으로 (다른 기업에) 유상으로 판매되는 대상”이라며 “다만 국회 자료 제출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현재 비공개 상태인 자료를 어떤 방식으로 제출할지 내부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