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흔들…작년 이자도 못 낸 기업 10곳 중 4곳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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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6월 12일 1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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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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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 기업이 10곳 중 4곳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역대 최대 비중이다.

기업 수익성과 성장성도 뒷걸음쳐 영업이익률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인한 주요 기업들의 적자와 유가 하락에 따른 정유업계의 마진 축소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3년 기업경영분석(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외감기업의이자보상비율은 219.5%로 2022년(443.7%) 대비 반절로 하락했다. 이는 2013년 통계 편제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 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다. 한 해 동안 지급한 이자비용 대비 영업활동에서 창출한 수익(영업이익)을 가리킨다.

특히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40.1%로, 전년(34.6%)보다 5.5%포인트(p) 확대됐다. 이 역시 역대 가장 큰 수준이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내지 못한 상태를 뜻한다. 반면 이자보상비율이 500%를 넘는 우량 기업 비중은 2022년 38.9%에서 지난해 31.7%로 줄어 역대 최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외감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2.0%로 매출이 전년 대비 뒷걸음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16.9%) 매출이 뛰었던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2020년 ?3.2%, 2015년 ?2.4%에 이어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은 전자·영상·통신장비, 석유정제·코크스 등을 중심으로, 비제조업은 운수·창고업, 도·소매업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매출액이 감소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업(전년 5.4%→작년 -15.9%)의 경우 IT기기와 서버 수요 둔화 등으로 반도체 수출이 줄면서 매출이 뚜렷하게 뒷걸음쳤다.

석유정제?코크스업(66.9%→-14.1%) 역시 국제 원유 가격 하락 등으로 수출 단가가 내려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운수·창고업(29.1%→-12.9%)은 운임 하락 여파가 컸고, 도·소매업(13.8%→-4.4%)은 글로벌 경기 둔화 등에 따른 원자재 트레이딩 매출 감소가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외감기업의 영업이익률은 1년 전(5.3%)보다 1.5%포인트(p) 크게 내린 3.8%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과 이자보상비율(443.7→219.5%) 모두 2013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자보상비율 하락은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이자비용이 증가한 결과로 분석됐다.

영업이익률 하락 원인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먼저 제조업(전년 6.3%→작년 3.2%)은 전자?영상?통신장비(5.4%→-15.9%), 화학물질·제품(5.5%→3.1%) 등에서 이익률이 크게 깎였다.

이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인한 주요 기업의 영업적자 전환과 대내외 수요부진, 공급과잉으로 인한 화학물질 스프레드 하락이 영업이익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부연했다.

비제조업(4.1%→4.4%)의 경우 운수?창고업(14.7%→7.3%) 등이 하락했으나 전기가스업(-15.3%→-0.2%)의 적자 폭이 크게 축소되면서 영업이익률이 올랐다.

안정성 지표의 경우 성장성·수익성 지표와 달리 소폭 악화되는 데 그쳤다.

부채비율(105.0%→102.6%)은 소폭 하락했으며, 차입금의존도(28.8%)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이번 분석은 지난해 말 기준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인 비금융 영리법인 3만2032곳을 조사한 속보치 결과다. 영리법인 전체(약 91만곳)를 대상으로 하는 연간 기업경영분석과는 차이가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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