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5~64세 고용률이 사상 최초로 70%를 돌파했지만 고령과 임시 일자리 위주로 늘어나고, 청년층 취업자는 되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5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91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만 명 증가했다. 월별 취업자 수는 2021년 3월 이후 39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증가 폭은 2021년 2월(-49만명) 이후 가장 낮았다.
취업자 수 증가폭이 크게 줄었지만, 정부가 강조한 부분은 고용률이었다. 지난달 15~64세 고용률은 전년 동월 대비 0.1%포인트(p) 증가한 70.0%로 사상 최초로 70%를 돌파했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보면 ‘풀타임’ 근로자는 줄고 ‘파트타임’ 근로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17시간 구간은 전년 동월 대비 53만 5000명 늘어 270만 9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982년 통계 집계 이래 5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반면 36~44시간과 45~53시간 구간은 각각 628만 6000명, 197만 6000명 대폭 줄어 721만 명, 366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극단적으로 노동시간이 짧은 구간의 취업자가 늘어나고, 긴 구간의 취업자가 급감한 가장 큰 원인은 ‘조사 시점’이다. 고용동향 조사는 통상 15일이 포함된 주간에 시행하는데, 지난달 15일이 공휴일(석가탄신일)이었던 만큼 집계된 노동시간이 크게 줄었다.
그러나 추세적으로도 단시간 근로자 증가와 장시간 근로자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4월 기준으로 5년 전인 2019년 4월과 비교하면 1~17시간 구간 취업자는 178만 1000명에서 228만 8000명으로 50만 7000명 늘었다. 반면 45~53시간은 637만 3000명에서 551만 1000명으로 86만 2000명 감소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훌쩍 웃도는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반길만한 일이지만, 반대로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지난달 임시근로자는 493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만 9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가폭으로 보면 2022년 2월(34만 2000명)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많았다.
반면 상용근로자는 1638만 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만 5000명 늘어나는데 그쳤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 1월(3만 6000명) 이후 증가폭이 가장 낮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가정 양립을 하는 여성의 단시간 근로 취업이 늘어난 영향도 있으며, 고령자도 풀타임보다는 단시간 근로로 일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작용한 듯하다”며 “본인이 원해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분들이 꽤 늘어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고령 취업자가 늘어나고, 청년 취업자는 줄어드는 현상도 두드러졌다.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7만 3000명 감소했다. 이 역시 감소폭이 팬데믹 시기였던 2021년 1월(-31만 4000명) 이후 가장 높았다. 2022년 11월부터 1년 7개월 연속 감소세가 이어졌다. 40대도 취업자 수가 11만 4000명 감소하며 1년 11개월 연속 줄었다.
취업자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 구간은 60대 이상이었다. 60대 이상 취업자는 전년 동기 대비 26만 5000명 증가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청년층과 40대는 인구가 많이 줄어들어 취업자도 같이 감소하는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은 인구가 늘며 취업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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