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월세 누계 거래량에서 월세 비중이 최근 5년 이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이면서 월세 선호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세사기 여파로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세입자가 늘어났다는 점이 이런 현상의 이유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최근 갭투자 수요 증가로 인한 월세살이도 발생하는 만큼 월세 선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4일 국토교통부의 ‘2024년 4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1~4월 누계 전월세거래량 중 월세거래량 비중(보증부전세·반전세 등 포함)은 58%로 최근 5년 이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연도별 4월 누계를 보면 월세거래량 비중은 2020년 40.1%, 2021년 42.2%, 2022년 48.7%, 2023년 54.5%로 꾸준히 늘었다.
국토연구원의 ‘주택 임대차시장 현황과 개선방향’ 보고서는 전세사기 등으로 위험성이 커진 것을 월세 확대의 이유로 꼽았다.
연구원은 “전월세 거래자료를 축적하기 시작한 2014년부터 2021년 중반까지 임대차거래에서 월세 거래는 대체로 40% 전후 수준을 기록했다”며 “2021년 중반부터 과거보다 월세 거래가 늘기 시작했고, 전세보증금 반환 문제가 본격화된 2022년부터는 임대차거래량의 50%를 넘어서면서 월세 선호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아파트보다는 비아파트에서 월세 비중이 높은 편이긴 한데 올해 들어 비아파트 월세 비중이 70%를 넘어섰다고 본다”며 “비아파트에서는 보증금 반환 위험을 줄이거나, 보증금 총액을 줄이려고 일부 월세를 끼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비아파트보다는 덜하지만, 아파트에서도 월세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현재 아파트가격이 다시 상승세를 보이면서 전세를 끼고 내 집을 마련하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본다”며 “이런 식으로 집을 구매한 사람이 월세에서 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월세 선호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전세사기의 직격탄을 맞았던 다세대 주택이나 빌라에서는 선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고 교수는 “전세 관련법이 새로 만들어져서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완벽하게 보호해 준다면 모르겠지만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등 비아파트에서의 월세 비중은 당분간 더 늘어날 것”이라며 “어쩌면 월세가 새로운 대세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도 “임대인 입장에서도 수익률 보전 수단으로 월세를 생각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임차인도 역전세와 전세사기로 월세를 선호해 월세 비중 증가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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