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이 미야케와 뉴발란스가 만났다… “애플 스티브 잡스 최애 조합 판매하는 삼성”

  • 동아경제
  • 입력 2024년 6월 17일 14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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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이세이 미야케·뉴발란스 협업 ‘MT10O' 출시
플랫 스니커즈 트렌드 ‘맨발 형태’ 슈즈 제안
애플 ‘스티브 잡스’ 시그니처 브랜드 조합
국내 매장서 블랙·화이트 2종 판매… 30만 원대

스티브 잡스. 동아일보DB
패션 브랜드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가 스포츠 브랜드 뉴발란스(NEW BALANCE)와 만났다. 협업과 관련은 없지만 애플 스티브 잡스가 생각나는 브랜드 조합이다.

국내에서 이세이 미야케 브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17일 뉴발란스 협업 슈즈 제품인 ‘MT10O’를 전국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한다고 밝혔다.

두 브랜드의 만남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낯설지는 않다.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애플 아이폰과 함께 여전히 기억에 남아있는 고(故) 스티브 잡스(Steve Jobs)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가 대략 1990년대부터 매일 입었던 옷이 이세이 미야케 검정색 터틀넥 상의와 뉴발란스 회색 슈즈(992)다. 참고로 바지는 리바이스 501 중청. 패션에 관심은 없지만 아무거나 입지 않는 패션을 몸소 실천한 그다.

이번 이세이 미야케와 뉴발란스의 협업 제품은 여성용 제품으로 스티브 잡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상징성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두 브랜드 조합이 남녀 모두에게 관심을 모은다.

공교롭게도 이번 협업 제품 국내 판매를 삼성 계열사가 담당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은 최대 경쟁관계이기 때문이다. 단순 계열사가 아니라 사실상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의 패션부문이 이세이 미야케 브랜드를 운영한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약 5%)와 삼성생명(19%), 삼성바이오로직스(43%) 지분을 보유해 그룹을 지배한다. 우연이겠지만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가 최대 라이벌 수장이었던 스티브 잡스의 시그니처 브랜드 조합을 선보인다는 점이 꽤 흥미롭다.
이세이미야케 X 뉴발란스 MT10O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이번 협업 상품은 작년 9월 이세이 미야케 ‘2024 SS(봄·여름) 시즌 파리컬렉션을 통해 공개돼 당시에도 이목이 집중됐다. 지금도 패션 마니아들이 출시를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발란스 클래식 트레일 러닝 시리즈 ‘MT10’에 이세이 미야케 디자이너 콘도 사토시의 감성과 디자인이 더해져 날렵하고 세련된 슈즈로 거듭났다. 감각적인 피지컬과 맨발 콘셉트(Bare Foot)가 적용된 디자인이라고 한다. 고급스러운 가죽 소재와 신축성 있는 원형 신발끈도 눈길을 끈다. 제품 이름은 ‘MT10O’다. 헤리티지와 독창성이 조화를 이루는 이름이다. 이세이 미야케는 SS 시즌 컬렉션 테마인 ‘자연스럽고 솔직한 형태’를 반영해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또한 뉴발란스 특유의 편안한 착용감과 트레일 러닝 슈즈의 우수한 접지력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MT10O은 블랙과, 화이트, 블루그린 등 3가지 컬러로 완성됐다. 스티브 잡스가 즐겼던 그레이 컬러는 없다. 국내에서는 이세이 미야케 오프라인 매장에서 블랙과 화이트 2가지 컬러만 판매한다. 가격은 33만5000원이다.
이세이미야케 X 뉴발란스 MT10O
표유경 해외상품1팀장은 “이세이 미야케와 뉴발란스 첫 협업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 “올 시즌 플랫 스니커즈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이세이 미야케 특유의 감각적인 디자인과 맨발 형태 신발을 경험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세이 미야케는 브랜드 초기부터 ‘한 장의 천(A Piece of Cloth)’이라는 콘셉트에 초점을 두고 컬렉션과 제품을 전개해왔다. 동서양 경계를 허물고 인간의 신체, 신체를 감싸는 원단, 이 두 가지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상호 작용을 통해 브랜드 고유 아방가르드 스타일을 완성했다. 브랜드를 만든 이세이 미야케 디자이너는 지난 2022년 84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2020년부터 사토시 콘도 디자이너가 팀과 브랜드를 이끌고 있다.

황소영 동아닷컴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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