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33)가 구금된 동유럽 몬테네그로의 밀로코 스파이치 총리(37)가 테라폼랩스의 초기 개인 투자자였다고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가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권 씨와 스파이치 총리의 밀착 관계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면서 이것이 권 씨의 범죄인 인도 재판에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테라폼랩스가 설립된 2018년 4월부터 2021년 여름까지 총 81명의 초기 투자자가 존재했다. 스파이치 총리의 이름은 이 가운데 16번째로 기재됐다. 특히 그가 2018년 4월 17일 개인 자격으로 75만 개의 루나 코인을 개당 10센트에 구매한 사실이 적시됐다.
루나 코인은 2022년 4월 한때 개당 119달러(약 16만4000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다 약 한 달 만에 폭락하면서 사실상 휴지조각이 됐다. 만약 그가 루나 코인 75만 개를 최고가에 팔았다면 이론적으로는 9000만 달러(약 1230억 원)의 차익을 챙길 수 있었다는 의미다.
비예스티는 총리실에 ‘루나 폭락 직전 총리가 루나 코인을 얼마나 보유했는지’를 질문했지만 답을 얻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스파이치 총리의 측근인 안드레이 밀로비치 법무장관은 보도 직후 “스파이치 총리 역시 사기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의 유착 의혹은 오래 전부터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권 씨가 인터폴 적색 수배를 받던 시기인 2022년 말 인근 세르비아에서 스파이치 총리와 만났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6월 몬테네그로 총선 직전에도 권 씨가 스파이치 총리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보도가 현지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권 씨는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위조 여권을 사용하려다 적발됐으며 줄곧 구금 상태다. 한국과 미국 사법당국은 모두 권 씨를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이에 그를 어디로 송환하느냐는 범죄인 인도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앞서 밀로비치 법무장관은 권 씨를 한국과 미국 중 어느 나라로 보낼지는 오직 자신만이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씨는 금융범죄 형량이 낮은 한국행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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