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3.6%서 3%P 가까이 급등
적자 단위조합 1년새 555% 늘어
내달 부실채권 관리 자회사 설립
금감원 24일부터 부실 저축銀 평가
금융감독원이 농협, 새마을금고에 이어 상호금융권에서 자산 규모가 세 번째로 큰 신용협동조합중앙회(신협)에 대한 수시 검사에 착수했다. 올해 신협의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현장 점검에 나선 것이다. 금감원은 다음 주부터 일부 저축은행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하는 등 2금융권 건전성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다.
19일 금융 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초부터 대전 서구에 위치한 신협 본사에 대한 부문(수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체율 관리, 부실채권 매각 등의 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기 위한 조치다. 신협의 연체율은 지난달 말 기준 6% 후반대로 작년 말(3.63%) 대비 3%포인트가량 상승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다른 상호금융권의 연체율 상승 폭은 둔화되고 있지만 신협은 오히려 4월 이후 더 치솟고 있다”이라며 “관리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온 것으로 판단돼 수시 검사에 나서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협의 총자산은 149조7000억 원 규모로 농협(517조1000억 원) 새마을금고(287조 원)에 이어 상호금융권에서 세 번째로 크다. 하지만 부실 대출 증가와 이에 따른 충당금 적립으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하는 단위조합이 급증하고 있다. 신협의 총 단위조합 수는 지난해 말 869개로 이 중 275곳이 적자를 냈다. 단위조합 10곳 중 3곳 이상이 이익을 남기지 못했다는 얘기다. 적자 조합은 2022년 말 42개였는데 1년 만에 555%나 늘어난 것이다.
금감원은 신협이 지방 소재 미분양 아파트, 빌라, 콘도 등 비우량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채권들이 향후 부실화돼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되면 건전성 지표가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신협은 다음 달 중 부실채권 관리 전문 자회사를 설립해 건전성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농협, 새마을금고처럼 부실채권을 사들여 추심을 진행하거나 경·공매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연체채권 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시장 환경이 좋지 않은 데다 자본 확충, 직원 채용 절차도 필요해 연체율이 개선되기까지 시간은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이달 24일부터 부실 저축은행들에 대한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한다. 최근 두 분기 연속으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세 곳의 중소형사들이 평가 대상이다. 금감원이 저축은행의 경영 실태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은 2011년 대규모 저축은행 부실 사태 이후 약 13년 만이다.
금융권에서는 경영실태평가가 적기시정조치로 이어져 부실 저축은행 정리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적기시정조치란 건전성 지표가 일정 기준에 미달한 금융사에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지표를 끌어올리도록 하는 강제 경영개선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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