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취항 들뜬 티웨이에 수상한 지연 사고…“또 사모펀드 ‘성격’ 나왔나”

  • 뉴스1
  • 입력 2024년 6월 20일 0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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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제공
티웨이항공 제공
저비용항공사(LCC) 첫 유럽 취항 등으로 공격적인 확장에 나선 티웨이항공이 항공기 바꿔치기 논란으로 신뢰성에 타격을 입었다. 사모펀드의 영향력에 있는 티웨이항공의 경영방식이 다시 문제의 배경이 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091810)의 1분기 기준 최대 주주는 29.74%를 보유한 티웨이홀딩스(28.02%) 및 예림당(1.72%)이다.

2대 주주인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26.77%)와의 격차는 2.97%p에 불과하다.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는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다. 이같은 구조로 인해 티웨이항공은 양측의 지분 동반 매도를 비롯해 다양한 엑시트(투자금 회수) 방안이 거론되는 잠재적 매각대상으로 꼽힌다.

항공업계는 티웨이항공의 공격적인 경영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 기업결합에 따라 재배분되는 유럽 노선을 흡수해 저평가된 기업가치를 높인 티웨이항공이 결국 매각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물론 JKL파트너스는 코로나19 기간 1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 티웨이항공의 위기 극복과 함께 아시아나항공을 대체할 항공사로서 발판을 마련하는 등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인천발 오사카행 TW283편을 운항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11시간 지연 사태로, 투자비용을 회수하고 수익을 내는 데 집중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이 다시 우려의 시선을 받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자그레브(크로아티아)에 보낼 항공기에 기체 이상이 발생하자 오사카행에 배치됐던 같은 기종 항공기를 자그레브행에 투입했다. 오사카행 피해 승객들은 장거리인 유럽 항공편 지연시 발생하는 보상 손실이 더 크다는 점에서 단거리 노선 승객들을 희생시킨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는 향후 국토교통부의 조사를 통해 밝혀내야 할 부분이지만, 수익을 따라 움직이는 사모펀드의 경영방식 때문에 고객들 사이에서 이런 의심이 고개를 든다. 기체 결함으로 인한 대체 항공편 투입은 업계에서 종종 있는 일이긴 해도, 이런 식의 극단적인 운영은 항공사의 기재 확보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의미다. 역시 수익성을 우선시하는 경영방식이 의심을 받는다.

항공업계는 항공사와 사모펀드가 추구하는 가치가 달라 비슷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예컨대 항공사는 승객과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불편에 대해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피해를 보상하지만, 수익성으로만 본다면 국토부가 법적으로 규정한 내용 이상의 보상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을 먼저 추구하는 사모펀드의 방식과 시간과 비용이 들더라도 신뢰도를 위해 안전투자를 지속하는 항공사의 방식은 반대다”며 “항공사가 선제적으로 하는 대응을 투자 수익 개념으로만 본다면 이해하기 어렵고,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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