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국내 최초 AI 기반 백신 설계 도입… “개발 기간↓·성공 확률↑”

  • 동아경제
  • 입력 2024년 6월 21일 14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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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R&D에 AI 기반 ‘ADO’ 시스템 적용
백신 공정 최적화… “설계 시간 3분의1 수준으로 단축”
백신 전체 개발 기간 단축으로 시장 선점 효과 기대
SK디스커버리, 계열사 특화 AI 기술 공급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들이 AI 기반 ADO 시스템을 활용해 백신 실험설계를 논의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연구·개발(R&D) 영역에 인공지능(AI)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디지털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공정 실험설계(DoE, Design of Experiment) 과정에서 AI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는 IT 최적화 시스템 ‘ADO(AI based Design space Optimization System)’를 구축했다고 21일 밝혔다. 전반적인 R&D 인프라를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백신 개발 공정에 AI 기술을 도입한 것은 이번 SK바이오사이언스가 국내 최초다. ADO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SK디스커버리그룹 내 AI·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 Digital Transformation) 전담 조직인 DX랩과 함께 약 1년 반에 걸친 연구를 통해 개발에 성공한 시스템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달 ADO에 대한 최종 기술검증(POC, Proof of concept)을 마친 후 시스템 운영을 본격화해 다양한 실험설계 데이터를 구축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ADO는 연구원이 직접 분석하기 어려운 공정 설계상 다양한 변수를 AI를 활용해 예측하고 정확도를 높여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이를 통해 실제 진행해야 하는 실험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백신 개발 기간 단축과 연구비용 절감에 기여한다.

세균 백신 단백접합 개발 공정에 ADO를 도입한 결과 실험설계 기간이 3분의1 수준으로 단축되는 기대효과를 POC를 통해 확인했다고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설명했다.

전염성 병원균 표면에 있는 다당류 분자에 둔반 단백질을 접합시키는 형태의 단백접합 백신 플랫폼은 병원균의 종류와 결합 조건 등이 다양해 사전 예측을 통한 공정 최적화가 어려웠는데 AI 기반 ADO를 통해 기존 한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고 강조했다. AI가 변수들에 대한 사전 분석을 수행하고 이를 예측 가능한 범위로 통제하면서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공정 설계를 제안한다고 한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계 최초로 컴퓨터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백신인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스카이코비원의 항원 디자인은 미국 워싱턴대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개별 원자를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배치할 수 있도록 정밀 설계가 적용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ADO를 단백접합 외 다양한 실험과 생산 공정에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시스템이 R&D뿐 아니라 생산 공정에도 적용될 경우 생산 기간 단축과 공정 개선을 통한 백신 수율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신 조기 개발에 따른 시장 선점도 가능할 전망이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세계 최초 혁신 신약)는 후속제품이 개발되더라도 상위 1위와 2위가 70%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ADO를 활용해 개발된 제품과 공정이 성공적으로 시장 경쟁력을 입증하면 시스템의 판매 또는 대여, 대행 등을 통한 신규 사업 확장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재선 SK바이오사이언스 디지털혁신실장은 “R&D, 생산, 사무 등 경영 전반에 걸쳐 선진화된 AI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며 “한발 앞선 디지털 환경을 구축해 글로벌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속한 SK디스커버리그룹은 DX랩을 통해 계열사별 최적화된 IT 기반 시스템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DX랩은 앞서 생성형 AI를 활용해 SK케이칼의 안전평가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해 공급한 바 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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