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발목…韓 증시,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또 불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21일 15시 59분


한국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 시장 지수 편입에 또 실패했다. 공매도 금지로 시장 접근성이 제한됐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MSCI가 20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4년 연례 시장 분류’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현행대로 신흥국(EM) 지위에 머물렀다.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지수 편입 후보군인 관찰대상국(워치리스트)에 1년 이상 올라야 하는데 후보군에 들지 못한 것이다.

발목을 잡은 건 공매도 금지 조치였다. MSCI는 국내 주식 시장에 대해 “최근 공매도 금지 조치로 인해 시장 접근성이 제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지난해 11월 시행한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규칙의 갑작스러운 변경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재적인 재분류를 위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개선 조치가 완전히 이행돼야 한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변경 사항의 효과를 철저히 평가할 충분한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불발은 이미 예견돼있는 일이었다는 반응이다. 앞서 MSCI는 이달 초 시장 접근성 평가에서 ‘공매도’ 관련 항목을 ‘플러스’에서 ‘마이너스’(개선 필요)로 끌어내렸다. 이로써 한국은 18개 중 총 7개 항목에서 마이너스를 받았다. 여기에 이달 13일 정부가 내년 3월 말까지 공매도 금지 조치를 연장한다고 밝히면서 편입이 더 어렵게 됐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가 경제적으로 위기 상황이 아님에도 장기간 공매도를 금지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공매도 장기 금지 조치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역행한다는 점에서 향후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를 떨어트려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가 20일(현지 시간) 중국, 일본, 독일 등 7개 국가를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한 가운데, 한국은 지난해 하반기(7~12월)에 이어 올 상반기(1~6월)에도 환율 관찰대상국에서 빠졌다. 2회 연속 명단에서 빠진 건 대외적으로 투명한 외환 정책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 지난해 6월 환율관찰대상국 명단에서 제외됐다가 1년 만에 다시 명단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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