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숙성 방식으로 만든 ‘K-소스’로 글로벌 시장 공략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6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Stock&Biz] ㈜움트리


미국 캘리포니아 서니베일 코스트코 로드쇼 행사 사진. 움트리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 서니베일 코스트코 로드쇼 행사 사진. 움트리 제공
김우택 대표
김우택 대표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식품 산업 성장의 후반 단계인 소스 시장의 수출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지난 2월 초 미국 캘리포니아 서니베일의 대형 유통업체 ‘코스트코’ 매장에서 열린 한 시식 행사장. 이곳에서 국내 식품 브랜드 ‘움트리’의 고추장과 쌈장을 처음 맛본 미국인 부부는 “10대 자녀들이 K팝과 K푸드를 좋아해 한국 문화와 음식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면서 “K소스를 야채에 곁들여 시식해 보니 기존에 접해본 중국, 베트남 소스와 완전히 다른 매력을 갖고 있어 고민 없이 카트에 담았다”고 말했다.

㈜움트리는 창업 이래 반세기 동안 장(醬)류와 소스류, 향신료 등 다양한 품목군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K소스 제조업의 ‘뿌리’를 키우고 ‘주춧돌’을 놓는 데 앞장선 숨은 주역인 셈이다. 움트리 제품은 코스트코에 이어 오는 7월부터 월마트 온라인 상품으로도 수출길이 열린다.

소스류 해외 진출로 신성장 동력 발판

움트리 제품 사진.
움트리 제품 사진.
토종 식품업체 움트리가 정통 장류와 소스를 앞세워 한국 정통 소스의 중독성 강한 맛으로 세계시장 공략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가 다국적 소스 기업들의 공세에도 물러서지 않을 만큼 국제적 경쟁력을 갖췄다는 뜻이다. 한국형 비즈니스 성공 모델을 세계화하는 것을 의미하는 이른바 ‘코빌라이제이션’의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움트리는 1978년 창업 이후 양념 초장, 볶음고추장 등의 장류와 소스류, 프리믹스류, 향신료류 등 130여 가지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중 고추냉이와 초장은 국내 점유율 상위 브랜드로 두 제품은 움트리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움트리 소스 중 간장과 와사비(고추냉이)를 최상의 맛으로 조합한 ‘와사비믹스’ 제품은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112개국이 참가한 20회 세계식음료 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프랑스 파리에서 120개국이 참가한 30회 국제품질경영대회에서도 금상을 수상했다.

최근 고물가에 외식 대신 집밥 수요가 크게 늘면서 소스가 가정간편식(HMR) 사업의 핵심 품목으로 자리 잡은 것도 움트리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소고기볶음 고추장과 스테이크 소스 등 움트리의 간판 제품들은 손쉽게 근사한 한 끼 요리를 만들 수 있어 1인 가구와 젊은 부부에게 특히 인기다.

올 상반기에는 기존 제품보다 당 함량을 줄인 저당(100g당 당류 5g 이하) 초장을 출시해 건강한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국내외 소스 시장도 매년 10% 이상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사업 전망도 밝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 소스류 출하액은 2019년 3조507억 원에서 2022년 4조113억 원으로 3년 새 30% 넘게 늘었다.

해외시장도 마찬가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세계 소스 및 조미료 시장 규모가 2021년 369억 달러(약 51조 원)에서 지난해 410억 달러(약 57조 원)로 증가했고 2030년에는 595억 달러(약 82조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음식의 유행을 발효 음식이 주도하고 있고 국내외 소비자들 역시 간편식 수요 증가로 다양한 소스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추세여서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맛과 다양성, 정통 숙성 발효법이 성공 비결

국내 소스 시장은 수많은 브랜드가 혈전을 벌이는 ‘군웅할거’의 격전장이다. 치열한 레드오션에서 움트리는 블루오션을 끊임없이 개척해 왔다. 특유의 뛰어난 맛과 다양한 상품군, 전통 숙성 발효법이 비결이었다.

움트리 제품 20여 가지 소스의 기본 베이스가 되는 고추장은 고유의 숙성 발효법을 활용해 만든다. 온도 변화를 최소화하는 지하 3m 발효 숙성조에서 20∼25도 최적 온도로 25∼30일 장기간 숙성 발효해 깊은 맛을 살려낸 것이 특징이다.

1300t 이상의 원료 고추장을 한꺼번에 숙성할 수 있는 대형 발효 숙성조는 사계절 항시 20∼25도의 온도를 유지하기 때문에 장류의 발효 숙성에 최적이다. 발효 숙성조 내부와 외부의 미세한 온도 차도 놓치지 않는다. 온도 관리를 위해 각각의 발효 저장고마다 균일한 교반 과정을 거치고 균일한 온도를 유지해 맛과 품질의 균등화를 이뤘다.

최적의 조건에서 발효 숙성 과정을 거친 고추장은 당화솥에서 1시간 이상 살균 과정을 거쳐 냉각하고 엄격한 품질 검사 후 최종 상품으로 포장 출시한다.

국내시장에서 매출 상위를 이어가는 고추냉이 상품에도 경쟁 브랜드에서 찾아보기 힘든 생뿌리를 직접 갈아 만드는 움트리만의 기술력이 집약돼 있다. 고기에 잘 어울리는 육류n생와사비, 크리미 생와사비 제품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소비층을 타깃으로 지속적인 상품 개발과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기업 이윤 일정 부분 지역사회에 되돌려주며 공생”

움트리의 김우택 대표는 학생들의 교육에도 각별한 관심을 가진 기업가다. 본사가 있는 포천에서 지역 인재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그가 기업 이윤의 일정 부분을 지역사회에 되돌려주고 교육에 애정을 쏟는 것은 우리나라가 내세울 수 있는 자원은 오직 사람밖에 없다는 신념에서 비롯됐다. 따라서 매년 장학금, 불우이웃 성금, 수재 의연금, 체육발전기금 등 각계각층에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 미래 세대를 국가의 성장 동력으로 키워야 한다는 소신 때문이다.

김 대표는 “반세기를 걸어 온 움트리는 K소스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 오늘도 북중미, 유럽 등 세계시장으로 활로를 개척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혜 기자 wisdom99@donga.com
#stock&biz#경제#증권#증시#㈜움트리#k-소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