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이제훈, 웹예능서 통신사 영화 할인 축소 지적
10년 전만 해도 연 12회 무료 예매, 지금은 3회로 줄어
통신업계 “축소 의도 없다. 멤버십 혜택 다변화” 강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서로가 경쟁하면서 가입자를 늘릴 때는 (혜택으로) 이것저것 준다. 그런데 이제 어느 정도 시장이 다 (성장했다). 그러니까 이제 조금 그러시는 것 같다. 긴장감 드려야 되나?”
‘국민 MC’ 개그맨 유재석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 멤버십 혜택 비판에 나서 화제다. 영화 무료 예매 등 일부 멤버십 혜택이 예전보다 줄었고 장기 가입자에 대한 혜택도 박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유재석은 지난 21일 유튜브 웹예능 ‘핑계고’에 출연해 개그맨 지석진, 배우 이제훈·구교환 등과 함께 이통3사 멤버십 혜택을 지적했다.
이들의 이통3사 비판은 영화 할인에서 시작됐다. 학창시절 영화를 저렴하게 예매했던 방법을 회상하던 때 이제훈이 “통신사 할인이 조금씩 더 박해지고 있다. 요금은 요금대로 내는데 왜 해마다 혜택이 줄어들지”라고 느낀다며 “포인트를 쓸 데가 없다”고 말했다.
25년간 한 이통사만 이용했다는 이제훈은 “나에게 주는 혜택은 이것밖에 없냐”며 “통신사마다 사정이 있겠지만 문화생활에서 좀 더 혜택 줄 수 있는 게 많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재석도 자신도 장기고객이라며 “어항 속에 가둬놓은 고기처럼 갈 데도 없다. 어떻게 좀 긴장감을 한 번 드려야 되나”라며 통신사를 향한 경고 의사를 표현했다.
◆통신사 오래 이용하면 영화 12번 ‘공짜’?…이제는 3번뿐
방송이 나간 뒤 주말 사이 시청자들은 대체로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당 영상 댓글에도 “통신사 토크(대화)에 너무 공감된다. 혜택도 짜고 돈은 돈대로 나가고 있다”, “발언 시원하다. 좋은 지적”이라며 출연자들 발언을 두둔했다.
유재석, 이제훈 말처럼 통신사 멤버십 혜택이 이전보다 줄었을까. 일부는 사실이다. 영화 무료 예매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날 출연자들이 언급한 영화 무료 예매 혜택이 이통3사에 자리 잡은 건 2009년이었다. 이통3사는 VIP 등급 회원에게 연 6~12회 영화 무료 예매(1인 1매) 혜택을 제공했다.
하지만 2019년 KT가 연 12회에서 6회로 줄이더니 SK텔레콤도 2021년 무료 예매 횟수를 6회에서 3회로 줄였다. SK텔레콤은 평일 영화 티켓 구매 시 1장을 더 주는 ‘1+1’ 혜택을 9회 제공하며 영화 할인 혜택이 오히려 2배(12회) 늘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혼자 영화를 시청하는, ‘1+1’ 혜택이 필요 없는 ‘혼영족’ 입장에서는 영화 할인 혜택이 반으로 줄어든 것과 같다는 의견이 나왔었다. 무료 예매 혜택도 CGV,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멀티플렉스 3사 모두 가능했으나 롯데시네마로 축소돼 아쉽다는 의견도 있었다.
LG유플러스도 2022년에는 SK텔레콤처럼 영화 무료 예매 혜택을 연 12회에서 3회로 줄이고 평일 ‘1+1’ 혜택을 9회 추가했다.
혜택이 아쉽다는 지적에 일부 이통사는 올해 영화 할인 혜택을 개선했다. SK텔레콤이 올해 영화 예매 ‘1+1’ 혜택 가능 범위를 주말까지 늘리거나 KT가 영화 동반 할인 인원수를 확대하는 등이 있다. 하지만 무료 예매 관련 사항은 바뀌지 않았다.
이밖에 편의점 ‘1+1’ 등 행사 상품에 멤버십 할인을 받을 수 없는 것도 멤버십 혜택 축소 사례 중 하나다. SK텔레콤이 2019년 CU, 세븐일레븐, 미니스톱 등 행사상품의 멤버십 할인을 폐지했다. 이후 KT와 LG유플러스도 최근 GS25 중복 할인 혜택을 폐지했다.
◆통신업계 “일부 혜택 준 건 사실…오히려 혜택 다변화 중”
이처럼 통신사 멤버십 혜택 변화에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2014년부터 10년간 SK텔레콤 장기 고객이라는 조모(29)씨는 “편의점, 영화 할인이 그나마 쓸 만한 멤버십 혜택인데 갈수록 줄어 아쉽다”고 말했다.
1998년 ‘019’ 번호(당시 LG텔레콤)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LG유플러스 모바일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직장인 이모(53)씨는 “20년 이상 장기 고객으로 있었다면 요금 추가 할인은 못 해주더라도 차별화된 혜택이 있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소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멤버십을 축소할 의도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멤버십 혜택을 통신사 혼자서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제휴사와 협의점이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영화 무료 예매 혜택 감소에 대해 “멀티플렉스 사업자들이 OTT 성장에 따른 경영 악화로 마케팅비를 줄이면서 무료 예매 횟수 감소에 영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일부 혜택이 줄어든 건 사실”이라면서도 “오히려 멤버십 혜택이 다변화 됐다. 고객들에게 더 효율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SK텔레콤은 해외여행 수요 증가를 고려해 지난해 베트남, 필리핀 등 일부 해외 지역에 T멤버십 제휴처를 확대했다. KT는 최근 저출생 극복 일환으로 영유아 가족 가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서울형 키즈카페’ 멤버십 할인 혜택을 제공했다. LG유플러스도 ‘유플뚜블’이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주요 식음료(F&B) 할인 품목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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