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경고등’…“원달러 1400원 재진입 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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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6월 25일 0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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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치 불안·엔화값 약세, 달러 강세 유발
단기간 내 1400원 가능성 열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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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째 1380원대에 움직이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유럽의 금리 인하 여파와 정치 리스크, 엔화값 폭락 등에 따른 주요국 통화 약세가 달러 강세를 유발하며 1400원대 진입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2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는 직전일 대비 0.7원 오른 1389.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17일(1381.2원) 이후 6거래일 연속 1380원대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7원 오른 1390.0원에 거래에 나서 장중 1392.0원까지 올랐다가 상승 폭을 점차 줄여나갔다.

최근 달러 강세는 주요국의 금리 인하로부터 유발됐다. 지난주 스위스중앙은행(SNB)이 정책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내리고, 영란은행(BOE)은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2.0%에 안착하면서 8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관측이 높아졌다.

반면 미국은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 미국의 CPI(소비자물가지수) 둔화에도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공개된 점도표에서 연내 금리 인하 횟수가 기존 3회에서 1회로 조정됐다.

이 영향으로 지난 21일 원·달러가 장중 한때 1393.0원까지 치솟자, 외환당국은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 한도 증액을 발표하고서야 환율을 1380원대에 진정시킬 수 있었다. 이번 조치는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를 흡수하는 효과가 있어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문제는 대외 불안에 환율 강세 불씨가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선 유럽 정치 리스크가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리며 달러 강세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실시될 프랑스 조기 총선 결과에서 극우 내각이 출범은 유로화 추가 약세를 유발할 수 있다.

엔화값 약세도 골치다. 24일 엔·달러 환율은 159.93엔으로 연중 최고 수준으로 오른 후 진정됐다. 일본은행의 진전없는 추가 긴축과 기시다 총리가 퇴진 위기 등 정치적 리스크가 엔화값 불안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화는 달러지수에 직접 반영되는 데다, 원화가 동조화 보이며 이중으로 영향을 미친다.

미국 내 변수로는 PCE(개인소비지출)물가지수가 꼽힌다. 이달 28일(현지시각) 발표되는 PCE가 예상에서 벗어난 상승 폭을 보일 경우 달러는 다시 강세 압력을 받을 수 있다. 시장의 PCE 전망치는 2.6%로 연내 2회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일 것이란 전망이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는 전날 105.9까지 오른 후 105.7선까지 내려왔다. 달러지수는 유로화, 스위스프랑, 일본 엔화, 캐나다 달러, 영국 파운드, 스위스 크로나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추가 상승 가능성을 예상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화 및 유로화 추가 약세 시 원·달러 환율의 1400원대 진입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일시적으로 환율 불안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 역시 확대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문정희 국민은행 연구원은 “원·달러는 국내 요인보다는 대외 불안 심리로 인해 상방 우위 장세가 예상된다”면서 “현재 기술적 저항선이 없다는 점에서 환율 상단은 전 고점인 14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소재용 신한은행 연구원은 “프랑스 조기 총선일이 다가오며 정국 불안정 이슈에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고 아시아 통화 약세 이어지며 상승압력 받을 것”이라며 이번 주 원·달러 예상 범위로 1365~1405원을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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