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상황과 수출 목표를 높여 잡았다는 기사까지 열심히 체크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1~6월)가 저물어 가는 가운데 기획재정부 세제실에서는 반도체 기업의 실적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주요 산업의 업황과 수출입 동향은 경제정책 분야에서 주로 챙기는 영역이지만 올해는 세수 때문에 세제실까지 반도체 업황에 관심을 두는 것입니다.
한국 반도체 산업을 대표하는 두 기업,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이 때문에 두 기업 모두 올 3월에는 법인세를 한푼도 내지 않았습니다. 올 3월에 납부하는 법인세는 지난해 영업실적에 따른 세금인데 이익을 내지 못한 기업에는 법인세가 부과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올 들어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고 두 기업이 올 1분기(1~3월)에 나란히 수조 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기재부는 두 기업이 올 8월 말 법인세 중간예납에서는 법인세를 납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 실적에 따라 내년 3월에 납부할 법인세를 미리 내는 개념인 중간예납에서 두 회사가 올 상반기 실적을 기준으로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8월에 낼 세금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두 회사가 상반기에 흑자를 기록하더라도 지난해 결손금을 일정 부분 공제하고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올해 내는 법인세는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예측입니다.
이런 가운데 8월 말 전체 기업의 법인세 중간예납이 원래 예상했던 세수보다 작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기재부의 고민거리입니다.
법인세 중간예납은 1년 전의 실적을 기준으로 상반기에 낸 법인세의 절반을 납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올해는 상반기 법인세수가 예상에 못 미쳤기 때문에 중간예납액도 그 규모가 작아질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올 4월 말까지의 법인세수는 22조8000억 원에 그치면서 지난해(35조6000억 원)보다 12조8000억 원 부족한 상황입니다.
법인세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기재부에서는 하반기(7~12월) 경기 회복 가능성과 최근 늘어나는 부동산 거래량에 기대를 거는 모습입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내수 경기까지 회복된다면 부가가치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부동산 거래가 늘어날 경우 양도소득세 등도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대표 세목인 법인세에서 대규모 결손이 현실화하면서 올해도 지난해에 이은 ‘세수 펑크’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344조1000억 원의 국세 수입 가운데 115조8000억 원이 소득세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법인세가 80조4000억 원으로 그 다음 순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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