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로운 노후 보내려면… 연금제도 활용해 현금 늘려야”

‘연금성 자산’ 어떻게 마련할까
가장 기초적인 방법은 국민연금… 수령 늦추면 매년 7.2%씩 증가
퇴직금 연금으로 받으면 세제 혜택… 세제 적격 연금은 최대 15% 공제

황익준 한화생명 대구지역FA센터장(왼쪽)이 고객에게 현금 흐름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한화생명 제공

국민연금 개혁, 노동 개혁, 정년 연장 등과 관련된 이슈가 최근 뉴스의 중심에 서 있다. 얼핏 봤을 땐 별개의 사안처럼 보이지만 해당 이슈들은 노후 및 은퇴 생활과 밀접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흔히 행복하고 풍요로운 노후를 보내려면 돈, 건강, 가족, 친구, 취미, 일 등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경제적인 풍요로움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종잣돈을 모으는 사람들이 많다. 경제적으로 여유롭기 위해선 자산 못지않게 ‘현금 흐름’이 중요하다. 노후 생활에 접어들었을 때 자산과 현금을 구별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금 흐름의 중요성

자산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 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경제적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재산이다. 반면 현금은 현재 가지고 있는 돈을 뜻한다. 자산이 많아도 현금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두 단어의 의미 차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현금이 창출되는 소득, 자산의 다양한 원천을 갖고 있는 게 중요하다. 누군가는 이것을 ‘돈의 파이프라인’이라 부르고, 혹자는 다양한 일을 하며 소득을 거두는 ‘N잡러’라 부르기도 한다. 직장을 다니는 근로자가 퇴근 후 유튜브를 운영하거나 무인 상점을 운영하며 추가 소득을 거두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중요한 점은 소득, 수입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인지하고 이 같은 구조를 노후까지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득은 크게 ‘일신 귀속 소득’과 ‘자산 귀속 소득’으로 나뉜다. 일신 귀속 소득은 노동을 통해 발생하는 소득이라면 자산 귀속 소득은 노동과 상관없이 발생하는 소득을 통칭한다. 건물에서 발생하는 월세, 주식 배당금, 연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통상 나이가 들수록 근로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신 귀속 소득을 자산 귀속 소득으로 전환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가계 자산 중 부동산 비율이 70∼80%를 차지하다 보니 현금 흐름이 취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양한 연금제도 활용해야

이런 점에서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선 현금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연금성 자산’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연금이 가장 기초적이고 대표적인 연금 제도다. 국민연금은 만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국민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자가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연금 수령 자격이 주어진다.

국민연금은 매년 소비자물가변동률을 반영해 연금액을 조정, 인상한다. 수령자 입장에서 연금의 실질가치가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또 185만 원 이하의 연금액의 경우 압류도 금지된다. 연금을 수령해 국민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책이다.

국민연금 수령액을 높이는 방법으로는 ‘연기 연금 신청’과 ‘추후 납부’ 방법이 있다. 연기 연금은 말 그대로 연금의 수령 시점을 늦추는 것이다. 수령을 한 해 늦추면 향후 받게 될 연금액이 매년 7.2%씩 증가한다. 최대 119개월까지 늦출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연금액은 종전 대비 약 36% 늘어나게 된다. 추후 납부는 직장을 관두거나 사업을 중단해 납부하지 못했던 보험료를 나중에 추가로 납부하는 것이다. 공백을 채워 연금 수급 시점에 지급액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다만 국민연금 자격 상실 시 추후 납부는 불가능하고 이미 연금을 수령 중이라면 추후 납부 신청 자체가 안 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이와 함께 근로자의 퇴직금도 노후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퇴직연금은 기업이 근로자의 퇴직금을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해두고 근로자 퇴직 시 연금 또는 일시납으로 지급하는 법정 제도다. 이때도 일시납 수령보단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이 세제 측면에서 유리하다.

개인이 금융기관(보험사)에 직접 가입하는 ‘개인연금’도 있다. 개인연금은 세제 적격 연금과 세제 비적격 연금으로 나눌 수 있다. 세제 적격 연금은 보험료 납입 시 세액공제 혜택(연 600만 원 한도·최대 15% 공제)을 주며 보험금 수령 시 낮은 세율(연령에 따라 3∼5%)의 소득세를 납부하게 된다. 반면 세제 비적격 연금은 보험료 납입 시 세액공제 혜택은 없지만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월납 150만 원·일시납 1억 원 한도)을 받을 수 있다.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도 최근 들어 각광을 받고 있다. 별도의 노후 준비가 안 된 주택 소유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가입 조건은 부부 중 한 명이 만 55세 이상이면서 공시 가격 12억 원 이하(다주택자는 합산 공시가 12억 원 이하)여야 한다. 연금액은 부부 중 연소자 기준, 가입 시점 연령, 담보주택 가격 등에 따라 결정된다.

이 같은 연금 상품들의 수령 기간을 최대한 길게 하는 것이 100세 시대에 적합한 현금 흐름 창출 전략이다. 연간 이자율이 5%라고 가정하면 노후에 매달 받는 100만 원의 소득은 2억 원에 달하는 자산 가치가 있다. 노후는 준비한 만큼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